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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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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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63

 

천리교 가르침의 뿌리, 으뜸인 리 3

 

 

이 시 중

고오끼를 만들어라

 

그러면, 이 태초이야기 으뜸인 리는 언제부터, 어떻게 가르치신 것일까요.

별도로 따로 기록하신 것이 없어서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교조님께서는 아주 오랫동안 조금씩 가르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 증거가 친필 여기저기에 조금씩 흩어져 기록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친필 제3(18741, 77)에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여, 6(187412)에서 가장 많이 적고 있으며, 11(18756) 12호에도 산발적으로 나오며, 16호에서 결론짓습니다.

그리고 교조님께서 친필 기록을 끝내실 무렵인 1880,1년경부터는 진실한 사람들을 상대로 상당히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으뜸인 리를 전하게 됩니다. 물론 근행과 수훈, 대물차물과 여덟가지 티끌 등도 깨우쳐주셨지요. 이렇게 은신 이후를 서서히 준비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교조님을 대신해서 어버이신님의 가르침을 전해 가야할 전갈인들을 교육시키고, 핵심교리를 바르게 익히게 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하실 때는 보통 농번기에 깊은 밤중이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무 때나, 아무나에게 이야기하신 게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창 농번기 때에는 부지깽이도 일어나서 일한다고 할 정도로 바쁜 때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밤이 되면 다들 고단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기 마련입니다. 이런 농번기, 한밤중 다시 일어나 교조님 곁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이란 참으로 진실하고 정성스러운 사람일 것입니다. 으뜸인 리는 그 만큼 진실한 신앙인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밤중은 아주 깊은 고요 속에 빠지는 시간입니다. 낮 시간의 들뜨고 산만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자신의 내면을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기도 합니다.

또 다른 이유 하나는 관헌의 탄압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봅니다. 그 당시 집터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고, 사실 으뜸인 리 내용을 살펴보면 천황제 국가인 정부가 좋아할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고사기, 일본서기를 토대로 한 일본 건국신화와는 전혀 다른 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뒷날 이 내용이 알려졌을 때는 그것만으로도 억압을 받아야 했고, 공공연하게 드러내 놓고 말할 수 없었던 시기가 오랫동안 지속되었습니다.

결국 농번기에 한밤중을 택해 으뜸인 리를 집중적으로 들려주셨다는 것은 그 만큼 진실한 신앙인을 대상으로 누구한테도 방해 받지 않는 가운데 아주 엄숙하고 진지하게 전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듣는 입장에서는 더 깊이깊이 새겨졌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오늘날 우리들이 으뜸인 리를 공부한다는 것도 그 만큼 진실하고,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을 내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거나, 근성으로 듣고 읽거나, 입맛대로 취하고 나머지는 대충 흘려버리는 식이 되어서는 으뜸인 리의 참뜻과 그 깊이를 알아가는 것은 진정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이야기를 충분히 들려주었다고 여겨졌을 무렵에는 교조님께서 측근들(전갈인)에게 여태까지 들은 내용을 토대로 고오끼를 만들어라.”는 말씀을 내리셨습니다. 직접 글로 정리해서 리포트를 제출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고오끼란 후세에 길이 전해져서 많은 사람들을 구제하게 될 근본되는 진실한 가르침을 말합니다.(친필 531수 주()) 구제하고 구제받을 수 있는 진실한 가르침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입교 이후 50년 동안 교조님의 입을 통해 일러주신 가르침과 직접 적어주신 친필이 모두 다 고오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고오끼란 1880,1년부터 진실한 신앙인을 대상으로 한밤중에 거듭 일러주신 이야기를 말합니다. 앞에 고오끼와 구분하기 위해서 흔히 고오끼이야기라고도 합니다. 말하자면 고오끼> 고오끼이야기> 으뜸인 리인 셈이지요. ‘고오끼를 만들어라할 때의 고오끼는 고오끼이야기를 줄인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조님의 고오끼를 만들어라는 말씀에 따라 여러 선배선생님들이 나름대로 고오끼본()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메이지 14(1881)부터 교조님이 은신하신 메이지 20(1887)까지 여러 사람들에 의해 쓰여진 수십 권의 고오끼본이 남아 있습니다. 흔히 14년본, 16년본 하는 것은 메이지 14, 16년에 만들어졌다고 붙여진 말이고, 야마자와본, 나카타본, 마스이본하는 것은 정리자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말입니다. 문장 스타일에 따라 노래형식인 화가체(和歌体)도 있고, 산문 형식인 설화체(說話体)도 있습니다. 기록자에 따라 표현 방식, 문장의 스타일이 다르고, 내용에도 다소 상이한 점이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이나 줄거리, 주제는 다르지 않고 분명하고 명료합니다.

 

그런데 제출한 리포트를 보고 교조님이 잘 되었다혹은 틀렸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이것에 대한 여러 견해가 있지만 잘 되었다 하기에는 모자라고 그렇다고 틀린 것도 아니라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따져보면 사람마다 입장이나 자라난 배경이 다르고, 성향이나 인연도 다르고, 기억하는 능력도 다릅니다. 그래서 한 가지 이야기를 아무리 여러 번 듣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들리고 다르게 정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누구라도 100% 완벽하게 정리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어떤 이는 70%, 또 다른 이는 80% 혹은 90% 정리했겠죠. 그것을 두고 교조님께서는 가타부타 하지 않으셨다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람은 누구라도 완전하지 않고, 저마다 다른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잘했든, 혹은 조금 더 못했든 교조님께는 중요한 일이 아니었고, 그것 때문에 한 쪽을 세우고, 다른 쪽을 넘어뜨리는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만큼 교조님의 차별 없는 넓고 깊은 어버이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각기 고오끼본마다 돋보이는 부분이 있을 테고, 빠뜨린 부분, 혹은 잘못한 부분들이 있었을 겁니다. 하나하나는 몇 %씩 뭔가 부족하겠지만 그것을 한데 모아 제대로 정리하다보면 마치 십전의 수호처럼 퍼즐을 맞추듯이 완전한 고오끼이야기가 완성되어가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교조님의 모습을 통해서도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상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메시지의 일부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각자 잘하는 부분은 살리고, 모자라는 부분은 서로 도우고 채워서 즐거운 삶의 길을 완성해 나가라는 메시지 말이지요.

이때 만들어진 여러 가지 고오끼본들이 훗날 별석대본의 토대가 되었고, 태초 인간창조이야기만 따로 떼어내어 교전 제3으뜸인 리로 간결하게 잘 정리되게 된 것입니다.

 

교조님께서는 태초 인간창조 이야기의 기본 골격을 친필을 통해 직접 적어놓으시고, 신심이 깊은 사람들을 대상(전갈인)으로 이야기를 거듭 직접 일러주시면서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듣고 기억한 것들을 자기 손으로 직접 적어서 정리하도록 이끌어주셨습니다. 참으로 세심하고 참으로 인자하신 교조님의 모습을 엿보게 됩니다.

이렇게 하신 이유가 뭘까 생각해봅니다. 교조님 은신 이후 가르침을 전해 가야할 전갈인 들이 제대로 알고, 가슴 깊이 새기면서 바르게 전해 갈 수 있도록 배려하신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기록으로 남겨 놓게 하신 것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가도 자기 방식, 자기 형편대로, 혹은 힘의 논리나 조직의 편의대로 꾸미거나, 빼거나, 변절시키지 못하도록 미리 준비해 두신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언젠가 교조님한테서 직접 가르침을 전해들은 전갈인 들도 출직하겠지요. 그 이후에도 또 다른 사람들이 가르침을 전하는 입장이 되겠지요. 그때도 절대 어긋나지 않도록 앞서서 미리미리 준비시켜 두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스승의 모습이고 참으로 진실한 어버이의 모습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언제나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며 따라가고자 하는 교조님의 모습입니다. 교조님의 깊은 배려가 새삼 가슴 마디마디마다 느껴지며 아주 깊은 감사와 진한 전율로 밀려오는 듯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오끼이야기는 세계인류 구제를 위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고, 가장 근본이 되는 뿌리의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교전 1, 2, 3, 4, 7장에 녹아 후세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고오끼를 만들어라하신 교조님의 말씀은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전해주시는 지상명령 같은 말씀이라고 느껴집니다. 비단 130여 년 전 측근들에게만 남기신 말씀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교조님이 남겨주신 말씀, 기록하신 친필, 모본을 토대로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구제활동을 나날이 행하는 가운데 구제하고 구제받는 이야기, ‘자신만의 고오끼를 만들어보라는 것 아닙니까? 교조님의 50년 모본이 그 당시 사람만의 모본이 아니라 오늘날 각자 우리들에게도 모본이 되듯이, 으뜸인 리에 담긴 인간 창조이야기가 태초 어느 순간에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 여전히 인간 갱생의 창조 이야기가 되듯이 말입니다.

고오끼를 만들어라하신 교조님의 따스한 음성, 간절한 마음이 저희 가슴속에도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나날이 신의 이야기가 첩첩이 쌓여있어도 말하려야 말할 수 없다 3-19

무엇이든 말 못할 것은 없겠지만 마음을 맑혀서 듣는 자가 없다 3-20

빨리 마음 맑혀서 듣는다면 만가지 이야기 모두 일러준다 3-21

근본되는 것은 작은 듯하나 뿌리가 소중해 무슨 일이든 근본을 알라 5-43

지름길도 욕심도 교만도 없도록 오직 본 길로만 나오라 5-30

이길을 따라오게 되면 언제까지나 이것이 터전의 고오끼가 되는 거야 5-31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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