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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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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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만큼 희망이다

 

최진만

 

회색 빛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내민 햇살의 오후

나그네가 길을 떠나 듯

훌쩍 길을 나섰다

하늘빛은 을씨년스러워

흐리게 산 능선을 타고내린

뿌연 연무가 살림살이만큼 무겁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침묵이 흐르고

다문다문 사람의 집들,

개 짖는 소리만 들릴 뿐!

빈 논바닥엔 주인 없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엄습한 추위에도 오리목 눈 싹이

푸른빛을 틔우고

당산나무 끝에 앉아 할미꽃을

그리던 찌르레기 눈동자

봄기운이 도는 듯하다.

바삭 엎드린 잡풀의 언덕

고요 속 푸른 언어들이 꿈틀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