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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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년11월]큰 구제 - 채지화

2015.11.01 06:32

편집실 조회 수:77

큰 구제

 

채지화(구만교회 사모)

 

구만교회를 잠시 떠나 부부 함께 단독포교를 나온 지도 벌써 16개월. 더 이상 단독포교를 미룰 수 없다는 구만교회장의 밀어붙이기식 포교선언 덕분에(?) 똥오줌도 못 가리는 주제에 포교를 따라나섰습니다.

 

그런 속에서 지난 22, 구만교회 단독포교출장소에 한 명의 가족이 더해졌습니다. 나이는 여섯 살, 여자아이 장은아(가명)입니다. 포교활동으로 시작한 가정위탁의 보호아동입니다. 넉넉치 못한 교회 살림이지만, 아이 키우기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남들은 알아주지 않지만 저 자신으로서는 우리 아이들을 나름은 잘 키웠다고 자부하고 있고, 게다가 고성교회 은혜어린이집에서 3년간 아이들을 가르쳐봤으니, 아이 양육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은아와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부터 어버이신님께서는 제가 얼마나 교만한지를 일러주셨습니다.

 

은아와 함께 어버이신님께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갱년기 우울증도 같이 선물해 주셨습니다. 갱년기 우울증으로 인한 구만교회장과의 갈등의 중심에는 늘 은아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럴수록 저는 더더욱 내 마음을 내놓지 않고 은아에게 위탁부모로서 해 주어야 할 형식적인 것들만 하게 했습니다.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치고 싶지 않았으며, 어린이집 선생을 했으면서도 은아와의 관계는 나빠질 뿐 개선의 여지는 멀게 느껴졌습니다. 내 아이가 아닌 남의 아이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돈이 아무리 있어도 또 쌀광에 쌀이 아무리 쌓여 있어도 당장 간난아이에게 먹일 수는 없다. 남의 자식을 맡아 기르는 일만큼 더 큰 구제는 없다.

라는 교조일화편의 교조님 말씀이 새삼 마음으로 다가왔습니다.

 

게다가 어느샌가 은아를 우리 아이들과 비교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서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분명 은아는 우리 아이들과 자라온 환경이 다릅니다. 그리고 자기의사와는 관계없이 어린 나이에 엄마와 헤어져 남의 집에 맡겨졌으니 표현을 못할 뿐이지 은아도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에 힘들 겁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자꾸 우리 아이들 어릴 적과 비교를 하면서 은아에게 나를 맞추라고 부단히도 히스테리를 부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때는 조금도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말 감사하게도 은아는 천성이 밝은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데리고 가더라도 교구에 데리고 가더라도 혹은 교우 집이나 친척집에 가더라도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려 놀았습니다. 다른 사람과 만나기를 부끄러워하고 낯설어 했다면 직업의 특성상(?) 저희들이 어디든지 데리고 다니기가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아이를 마음으로 내치는 경우에도 은아는 애교를 부리며 나에게 안겨 왔습니다. 그런 은아의 모습을 보면서 저 스스로를 참 많이도 자책했습니다만, 그래도 마음이 잘 열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도움과 어버이신님의 수호로 지금은 은아와의 관계개선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에 따라 저의 갱년기증상도 함께 수그러져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은아를 친엄마에게 돌려보내야 합니다. 그 과정이 가슴 아프겠지만, 제대로 사랑받고 또 사랑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어버이신님께 매일 기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들과 함께 한 지 9개월, 최근 들어 친딸 유진이 어릴 때랑 은아가 닮았다는 소리를 주위에서 많이들 합니다. 같이 살면서 닮아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알량하게 책으로만 구제를 어렴풋이 알고 있던 제가 포교사의 아내로서 몸으로 구제의 참맛을 조금씩 체득해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얼마 전부터는 금성교회, 그리고 진양교회에서도 교회활동으로 가정위탁을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한 해 동안 버려지는 아기들이 1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가정위탁에 관심 있는 분들께서는 구만교회(010-5509-6485)로 연락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