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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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년10월]내 삶의 무게 - 김영진

2015.10.03 08:29

편집실 조회 수:77

내 삶의 무게

 

김 영 진(천리교 진양교회장)

 

신앙을 하다보면 흔히 말하는 마디가 꼭 온다. 보통의 부부에게서 오는 권태기 같은.

나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과연 잘 가고 있기는 한 건가, 혹은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신앙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에서 시작되는 신앙의 되돌아보기가 필요한 시간이 반드시 오는 것이다.

그런 때 흔히 하게 되고, 흔히 듣게 되는 이야기가 으뜸으로 돌아가자라는 것이다.

형사 사건이 미궁에 빠져 수사가 어려울 때는 항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신앙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있기 마련이다. 자기 몸 어딘가가 아파서 신앙을 하게 되었다든가,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어 신앙을 시작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은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다가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고 나서 입신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흔히 이야기하는 인연이 있어 친구 따라 왔다가 얼떨결에 신앙을 시작하게 되는 나와 같은 경우도 있다.

나는 1981년 고등학교 3학년으로 학력고사(지금의 수능시험)를 치고 나서 친구 따라 천리교 고성교회로 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교회정문 앞에 까지만 왔다가 돌아갔었고, 두 번째 왔을 때, 신전에 들어 올 수 있었다. 아마도 세 번째 오게 되었을 때 신전 참배라는 것을 따라 하였고, 참배 후에 곧 바로 좌근 1절 손춤을 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악한 것을 제거하고 ...”로 시작하는 노래와 동시에 손짓을 따라하게 되었는데, 악한 것을 제거 하는 손동작에 마음속으로 이거다라는 생각으로 손짓을 배우게 되었다. 두 손을 합장하여 가슴을 가리키며 쓸어내리는 듯한 동작에서 20년 동안 가슴 속에 억눌려 있던 뭔가가 시원하게 뚫리면서 말끔히 씻어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차츰차츰 근행을 가르치는 이 준비

가슴속을 모두 청소한다 친필 7-95

앞으로는 나날이 마음 용솟음칠거야

여러가지 근행의 손짓을 가르친다 친필 7-96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내가 살던 집 담 넘어 있던 원불교 고성교당에 역시 친구 따라 가게 되어 새벽 예불과 학생 예불에 빠짐없이 참석하였고, 일원상 서원문, 반야바라밀다심경 같은 경을 외울 정도였으며 학생담당이셨던 부교무선생님께서도 나를 무척 아껴 주셨다. 또한 전국 학생모임에도 원불교 고성교당 대표 격으로 참석할 정도였지만 내 마음 속에 있던 갈증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아버지를 알고 계시는 구만교회 초대 회장이신 고 공상용회장님께서는 아버지를 두고 경찰관하실 분이 아니라 선생 할 양반이다라고 말씀 하실 정도로, 아버지께서는 경찰관으로서 고지식(?)한 분이셔서 항상 박봉에 15녀의 가족을 돌보는 것은 어머니 몫이었다. 그러다보니 당신의 이름을 단 문패가 붙은 집도 없이 전셋집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고, 나는 다섯 딸 속의 외동아들의 귀한 대접(?)을 받을 여유도 없이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를 스스로 옭아매며 살았다.

나는 신앙을 시작하고서도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아무런 신상 사정없이 신앙을 시작했다라고 이야기하고 다녔지만 내 마음에 지고 다녔던 삶의 무게가 얼마나 나 스스로를 짓누르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 신앙을 하고서도 정말 한참이 지난 후에야 어린 시절 가슴 깊이 간직한 응어리가 나를 짓누르고 있었고, 바로 그것이 내 신앙의 동기로 연결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한 그것이 내 신앙의 으뜸이라는 것을 천리교 신앙을 알게 된 지 20년 만에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마침, 지난 2015년 여름 어린이 학생수련회에 교육부로부터 좌근을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받고 50분 동안 이야기 하게 되었다. 별다른 준비 없이 시작하다가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신악가 1절을 이야기하면서 내 신앙의 으뜸하루를 곁들여 이야기하게 되었다.

교조130년제의 3년 천일의 마디가 4개월 남은 시점에 와 있다. 연제의 마디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쉽사리 피해 갈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마디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이런 때, 자신의 으뜸하루를 되돌아보고 마음을 작정해서 각자가 일어설 수 있는 연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비장한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