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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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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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경지수 60

 

단노하는 마음이 나올 때 까지!

 

박지수

 

작년 여름은 우리 생애에서 가장 괴로움을 당한 힘든 시기였다. 포교소와 붙어있는 옆집 혼자 사는 젊은 할머니의 정신신상 때문이었다. 전부터 일 년에 두서너 번쯤 정신신상으로 온 동네에 욕을 하고 고함을 지르고 악을 쓰고 돌아다니셨다. 그런데 작년에는 신상이 몹시 심해져서 환청을 듣고는 밤낮없이 우리포교소를 향해 악다구니를 써대는 바람에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을 당했다. 생전처음 들어 보는 욕들, 입에 담을 수 없는 온갖 험한 저주, 이를 갈며 악쓰는 고함소리가 포교하는 용재가 아니었다면 내가 미쳐버릴 거 같았다. 작년은 부탁하지도 않았지만 그 분을 위해 위령제를 지내고 하면서 힘들게 넘어갔다.

 

올해도 봄부터 슬쩍 슬쩍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였다. 워낙 괴롭힘을 당한 터라... 마침 올 봄에 우리 포교소에 우연히 방문하게 된 경찰 간부와 이야기하다가

그런 일이라면 당장 전화주세요. 어느 동네나 그런 분들이 한두 분은 꼭 있는 데... 신고하면 바로 경찰에서 잡아갑니다.”

그럼 잡아가서 어떻게 됩니까.”

병원 진찰해서 정신병원으로 보냅니다.”

? 그럼?? ... 신고를 해서는 안 되겠구나. 저 분이 정신병원에 갇히면 더 나빠질 텐데... 우리가 남 구제한다고 다니는 사람들인데, 나 괴롭다고 어찌 그렇게 할 수가 있겠나. 자녀들이 좀 조치를 해주면 좋으련만 작년에 보니 감당을 못하니 방치하던데... 이일을 어쩌나? 큰일이네.’ 슬슬 걱정이 되었다.

 

초여름이 되고 한동안은 잠잠하더니 어느 날부터 욕을 해대기 시작한다. 그나마 작년보단 좀 나은 거 같은데 이제 여름 시작이니 걱정이 앞선다.

어느 날은 악을 써대더니 이번에는 부모님들까지 싸잡아 욕을 하신다.

너그 애미, 애비가 그리 가르쳤나, 하기는 똑같은 xx한 애미, 애비니까 너그 연놈이 그렇겠지. 이 천하에 잡아 죽일 연놈아! 너그 연놈은 죽어서 구렁이로 태어날 끼다! 이 연놈아!”

아이고, 이제는 돌아가신 아버님, 어머님까지 들먹이신다. 참말로 기가 막힌 일이네. 한 귀신을 달래서 보내면 또 다른 귀신이 들어오니 이러다 위령제 지내다 볼 일 다 보겠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귀신들이 떠도는 데.’

어버이신님, 어떻게든 저분의 정신이 돌아와서 편안해 지도록 도와주세요.”

기원 드리다가 문득 참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건 위령제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현생에서 그런 일이 없었지만 어쨌든 우리에게 인연이 있기에 보여주시는 것이다. 전생, 전 전생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저분에게 우리가 괴롭힌 일이 있을 것이다. 뿌리지 않은 씨앗이 싹 터 나올 리가 없지. 알지 못하지만 우리가 지은 인연이 있는 것을 보여주시는 거겠지.’ 싶었다. 이길에서 늘 말하고 듣는 이야기처럼.

 

참회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깊이 뉘우침이란 뜻이고 불교용어로는 과거의 죄를 깨닫고 뉘우치며, 부처나 보살 앞에서 고백하고 용서를 빎종교적 의미로는 신이나 하나님 앞에서 죄를 회개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다.

그래, 우리가 언젠가 뿌린 씨앗이 싹터온 것이니 우리의 잘못을 참회하자.

이생에서는 아니지만 전생, 전 전생에서 저희가 당신에게 저지른 잘못을 참회합니다. 지금 우리가 괴로운 것처럼 당신을 괴롭혀서 죄송합니다. 당신이 지금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건강하시길 빕니다.” 마음으로 그 분을 모셔다 내 눈 앞에 앉혀 놓고 참회하는 절을 계속 하였다.

참회를 하려면 반성을 먼저 해야 한다. 반성이란 자신의 말이나 행동, 생각에 대하여 그 잘못이나 옳고 그름 따위를 스스로 돌이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이생을 살펴 되돌아보면 크게 잘못한 것은 없다. 저렇게나 남을 괴롭힌 적이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떠오르는 대로 소소한 마음 걸림부터 참회하면서 없앤다. 보리 싹이 터 올라오는 것을 보고 보리씨앗을 뿌린 줄 알지 않느냐는 교조님 말씀처럼 알지 못하는 전생, 전 전생에서 언젠가 뿌린 씨앗이 지금 터온 것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참회를 한 덕인지 올해는 작년보다 욕하는 횟수가 팍 줄었다. 작년에 하루 종일 했던 것 정도로 적어지고 요즘은 아예 잠잠하다.

 

얼마 전에는 집에 있는 데 평상시 말투로 앞 뒤 말도 없이 갑자기

너그 연놈은 교를 믿어서 그리 잘 사나? ? 천리교를 믿어서 그리 잘 사나?”

라고 하신다. 신전청소를 하다 무심코 들은 나는 깜짝 놀랐다.

오잉? 저건 칭찬? 부러움??? 우리가 천리교 믿어서 잘 사는 것으로 보이니 칭찬 맞겠지.’ 큭큭큭 웃음이 난다.

 

지도말씀에는 참회에 대해 아래와 같이 나와 있다.

 

지금까지의 참회는 말할 것 없겠지. 보고 참회, 당해서 참회. 장래의 일도 깨우치는 거야. 이제부터 앞으로 평생의 사정을 정하는 것이 참회. 1892. 2. 8

지금 깨우침을 듣고 마음속에서 지난날의 리를 깨닫고, 기쁘게 여겨지면 하나의 참회가 된 것으로 한다. 1891. 1. 28

참회만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것을 실천해야만 참회라 한다. 1896. 4. 4

서로가 잘 의논하고 상의해서 어버이신의 뜻을 마음에 새겨라. 나쁜 것은 나쁘다, 좋은 것은 좋다고 납득하여 아, 그것은 잘못했다, 그것은 이래야 했는데 하고 마음을 발산시키고 꺼림칙한 것을 털어내어,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를 없애야 참회하는 것이 된다. 1898. 10. 16

 

인연이란, 어려운 단노하는 것이 전생인연의 참회. 전생인연은 이보다 참회는 없느니 라. 1899. 3. 23

 

조카 수정이가 터전 교회본부에서 열리는 고등학생 오야사토세미나에 다녀와 전도청에 마중 나온 엄마를 보자마자 학교 그만두고 싶다. 학교 가기 싫다.”고 하였단다. 고성에서 만난 동생이 걱정스런 얼굴로 언니, 수정이랑 이야기 좀 해 봐한다.

터전에서도 즐거웠다고 하고, 여학생 6명 중 혼자만 30킬로 도보도 완주하였다고 자랑하던 애가 무슨 날벼락? 터전에 다녀온 것이 문제를 만든 것인가? 너무 신나게 지내서 학교가기 싫어졌나? 그럴 리는 없는데....’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간다.

동생도 미심쩍은 얼굴로 나를 본다.

부모들은 서울로 돌아가고 일단 수정이와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싶어서 들어보니 수정이는 반 아이들에게서 지난 4월부터 조금씩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고등학교에 가서 웬일인지 자주 아프다더니 그래서였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것을 이제야 터놓는 이유는 터전에 가서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란다. 그러니까 신님의 수호로, 터전귀참하여 세미나에 참석한 것에서 수호를 받아 왕따 당하고 괴로운 것을 터놓을 용기를 얻어서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몇 달 동안 혼자 끙끙거리며 해결해 보려고 온갖 노력을 다 했지만 사태는 점점 더 심해졌단다.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해져서 교실에는 잠시도 못 있겠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하소연한다.

애초에 우리는 수정이를 중학교 시기인 2년만 맡아주기로 작정하였기에 그 뒤는 관심과 마음을 상당부분 내려놓은 상태였다. 그동안 아이가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평소에 우는 일이라고는 거의 없는 아이가 그 뒤로는 울면서 밤마다 전화를 하니 기가 막히는 일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 담임 선생님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조퇴시키고 다음날은 스트레스성 위장병이란 병으로 인한 결석으로 병원의 진단서를 제출하기로 하고 아이를 데려 왔다. 그래봤자 믿는 데라곤 신님밖에 없으니 신님께 기원 드리고 수호를 받고자 셋이서 의논을 하고 작정을 하였다.

수정이는 개학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첫 목요일 조퇴하고 왔는데 그날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눴다. 충분히 상황을 알아야 해결법도 찾을 수 있고, 폭발 직전인 수정이도 속내를 좀 터놓고 공감을 얻어야 마음이 풀릴 테니까... 왕따만이 문제는 아니었고 학교에서 지나치게 대학 대학, 내신 내신하며 압박, 협박을 하여 받는 스트레스가 더 근본문제였다. 그리고 선생님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부담스럽고 싫단다.

의논 끝에 셋이서 사흘 작정을 하였다. 일요일 저녁에 기숙사에 들어가야 하니 불과 사흘밖에 시간이 없다. 그 사흘이라도 함께 마음을 모아서 기원 드리고 실천하면 어떤 일이든 나타나리라 하신 신악가 말씀처럼 충분히 수호를 받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은근히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과 그들의 심리, 그 아이들의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가 가게 설명을 했다. 서울에서 중학교 다닐 때도 당했던 왕따, 그것이 반복되는 인연임을 납득시키고, 어떻게 해야 인연을 납소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하고 납득을 시켰다.

 

수정이와 함께 하는 사흘 작정은 다음과 같다.

1. 기원 근행- 수정이 엄마, 수정이는 아침저녁으로 기원, 우리는 하루 3번 기원.

신님께 도와달라고 매달리자.

2. 전도하기. -신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일,

  우리와 함께 어깨띠 매고 전도지 전하고 신명 나르기를 하거나 노방강연하기  

3. 참회하기 -

"어버이신님, 지금 제가 겪는 이 어려움은 제가 뿌린 씨앗이 싹터오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제가 알지 못하지만 오랜 전생, 전 전생에 쌓은 티끌과 인연의 결과라고 받아들입니다. 제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마음에 아픔을 주었던 아이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참회합니다. 이 참회를 통해 저도 그들도 선생님도, 학교와 세상도 더 행복하고 편안해 지도록 참회하고 기원 드리오니 부디 도와주세요!"

마음으로 괴롭히는 아이들을 앞에 초대해 앉혀 두고 참회하며 절하기 40배 이상씩.

 

처음 참회할 때는 거부감이 들고 억울한 마음이 많아서 절하기 싫다고 했다. 특히나 지금 수정이 상황은 딱히 자기 잘못이 없어 보인다. 잘못이 있다면 서울 말씨에다 밝고 똑똑하고 예쁘고 적극적인 성격이라 수업시간 질문을 혼자 거의 답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표 나게 선생님들의 편애를 받고 있는 것이 아이들에게 시기질투, 미움의 표적이 되었던 것 같다. 반 아이들이 무리지어 이유 없이 싫다고 하고 수정이를 투명인간처럼, 그 자리에 없는 아이처럼 취급하며 큰소리로 들으라는 듯이 욕을 하고 험담을 해댄단다.

 

네 마음 이해해. 나도 처음 참회할 때 그랬거든. 오히려 내가 피해자인데 왜 내가 참회해야 하느냐고... 억울하기 짝이 없지? 자기들이 떼거리이고 나는 혼자여서 내가 더 괴로운데 왜 내가? 싶지? 하지만 생각해 봐. 수정이가 예쁘고, 똑똑하고 선생님 사랑도 독차지하는 데 다른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얄밉거나 시기질투가 나지 않을까? 자기도 사랑받고 싶은데 아는 게 없고 용기도 없어서 대답도 못하고 말이야. 게다가 넌 아이들이 동경하는 서울아이잖아. 시골일수록 텃세가 심하고 배타적이지. 물론 그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열심히 대답하고 밝게 선생님을 대하고 하면 되지 라고 하겠지만 그건 그 아이들의 성격에는 어려운 거야. 그런 수정이 성격은 문제가 아니라 좋은 거야.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그런 성격이 부러워서 시기 질투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어.

문제가 있다면 수정이가 잘나서 그렇다는 거지. 잘난 사람은 못난 사람에겐 미움의 대상, 시기질투의 대상이 되는 거야. 가만히 있어도 미움을 받을 수 있는 거지. 그런데 넌 타지에서 왔고, 게다가 여러 가지가 눈에 띄는 거지, , 아이들 말로 밥맛이고 눈꼴 사나와 보이겠지? 하지만 그렇게 하는 아이들도 맘 편하지는 않을 거야. 어쩌면 너랑 친하고 싶은 것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어. 잘난 수정이랑 친하고 싶은데 수정이가 친하게 대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고... 잘하는 사람은 그 자체로도 못하는 사람에게 아픔을 줄 수 있단다.”

 

수정이가 반발한다.

제가 1등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잘하는 것도 아닌데요?”

그래, 그래도 넌 잘하는 편이고 그 외에도 밝은 성격, 적극적인 행동, 활달하고 당찬 성격 등 여러 가지가 다른 사람 눈에는 도드라지게 보여서 실제보단 더 잘나 보이는 거야. 물론 그런 걸로 시기질투를 하는 아이들 문제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가 어찌할 수는 없고, 또 같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거잖아. 그래서 잘하는 사람은 늘 겸손해야 되는 거야. 왜냐면 가만히 있어도 상처를 줄 수 있으니까 말이야. 잘난 사람일수록 조금은 더 배려하고 낮은 마음으로 행동해야 되는 거야. 너를 괴롭히는 아이들의 그런 심리를 이해하면서 아픔을 준 것에 대해 참회하는 거야. 그리고 그 아이들이 자기 상처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길 기도해야 하고... 그런데 이런 일들은 우선 피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거든. 피하면 자꾸 크게 반복되는 게 인연이라는 거야. 이해하겠니?”

차근차근 납득이 되도록 설명하고 질문하고 예를 들어 이해시킨다.

다행히 수정이는 잘 알아듣는다.

 

참회는 내 기운과 색깔을 바꾸는 것이다. 내가 만약 빨간 색이라면 주변에 빨간 색들이 유유상종으로 몰려오는 데 지금 수정이 주변 상황이 그것이다. 그것을 참회와 실천을 통해 신님의 수호를 받아 끊지 않으면 계속 반복되고 이자가 붙어 더 심하게 돌아온다. 전학을 가거나 자퇴를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피한다고 없어지는 인연이 아니다. 인연이면 봐야 하고, 당해야 한다. 그러니 참회를 통해 내 붉은 색을 보라색이나 오렌지색으로 바꾼다면 주변에 모여 오는 아이들도 바뀌게 된다.

참회를 시작하면 제일 먼저 억울함이 올라온다. 그런 억울함에서 오는 거부감을 넘어서서 참회를 하다보면 그들의 마음이 보이고 어느 순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안쓰럽고 불쌍하게 여겨지는 연민이 생기게 된다. 또한 그와 동시에 그들이 행복해지도록 기원 드리게 되고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돕게 된다.

한편, 괴로운 일을 당했지만 이런 사정이 인연을 깨달아 털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되고, 마음의 그릇을 키우게 하는 어버이신님의 수호로 느껴진다. 괴로움이 마음성인의 기회, 어버이신님의 이끌어주시는 손길로 여겨져 감사한 마음이 된다. 마침내 마음 속에 기쁨과 깨달음과 감사가 우러난다. 감사까지 우러나야 비로소 마음에 티끌이 털리고 인연이 맑아져서 전생인연까지 납소되는 단노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리라.

수정이에게도 참회와 실천, 기원하면서 계속 변하는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살펴보라고 하였다. 사흘의 작정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가기 직전에 나눈 이야기에서 수정이는

오늘 백배 절을 하면서 참회를 하니 희망이 보여요. 잘 될 거 같아요. 제가 이렇게까지 하는 데 당연히 좋아지지 않겠어요? 신님이 도와주시지 않겠어요?”한다.

그래, 실천하면 희망이 생기는 거지. 당연히 신님께서 들어주시고말고!!!

 

아이와 함께 마지막 전도를 마치고 상급교회에서 저녁근행을 올린 후 저녁을 먹여서 학교로 돌려보냈다. 아직 학교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은 아이에게

현재의 교육제도, 학교제도는 네가 어찌할 수는 없어.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늘 거부하면서 힘겹게 살던지 그것은 네 선택이야. 그런데 앞으로 인생에서 그런 일은 수시로 일어나는 거야. 이것만이 아니고.... 그런 일에 일일이 거부하며 살 수는 없어. 지금 이 일은 앞으로도 일어날 그런 일에 대해 네가 견딜힘을 갖게 해주는 기회이기도 하니까 깊이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어버이신님께서 지금 이런 시련을 주신 이유가 뭘까? 우리 수정이에게 어떤 선물을 주시려고, 어떤 마음이 되라고 이런 마디를 주셨는지 잘 생각해 봐. 깊이 생각하고 선택을 해.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 역시 네가 져야 하는 거야.

우리 생각은 네가 열심히 사흘 실천했으니 어떤 식으로든 신님께서 도와주실 거라고 믿어. 그동안 네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고 마음자세도 바뀌었으니 다시 한 번 적응하도록 노력해 보는 게 어떨까? 그렇게 노력해 보고 정 안되겠으면 전학을 가던지, 자퇴를 해서 검정고시를 보든지 하면 되겠지. 기숙사가 싫으면 고성교회에서 다니든지, 집에서 다니고 싶으면 이모부가 통학시켜 줄 테니까 걱정 말고 언제든지 말해. 어때? 한 번 더 해 보겠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앞으로도 수정이가 잘 지내도록 수호 받을 작정을 하자. 이모생각에는 지금처럼 계속 하루 2번 근행은 반드시 올리고, 주말에 집에 오면 한번은 같이 전도를 했으면 하는 데..” “! 좋아요.” 명랑한 대답에 마음이 놓인다. 우리도 수정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진 맘 놓지 말고 내 아이처럼 정성을 들이겠다고 작정하였다.

수정이가 들어가고 돌아오는 길에 주고받은 카톡으로 이 마디가 감사히 넘어가는 중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나 어버이신님과 우리는 수정이를 사랑하고 믿는단다. 늘 수정이 편이지, 신님께서 수정이를 얼마나 이뻐하시는데~ 파이팅! 사랑해~]

[저도 사랑해요~ 집에서 참회하고 열심히 실천해서 그런지 오늘 은비랑 이야기도 좀 하면서 잘 지내고 은비가 사탕도 줬어요. ㅋㅋㅋ 친구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돼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주변에 좋은 친구가 있어서 다행인거 같아요.]

 

한 달 전에 쓴 글이라 지금은 상황이 좀 바뀌었다. 그 사이에 수정이는 결국 고등학교를 자퇴하여 자신이 원하는 다른 길을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