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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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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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54

 

여덟가지 티끌과 마음청소 41

 

 

이 시 중

2) 교만의 여러 모습

교만(驕慢)과 비슷한 말이 많습니다. 고만(高慢) 자만(自慢) 아만(我慢) 거만(倨慢) 오만(傲慢) 따위가 있습니다. 원래 원어는 교만이라기보다 고만입니다. 이들 단어를 <동아 새국어사전>에 실린 사전적 의미로 잠시 살펴보면 교만은 잘난 체 하여 뽐내는 버릇이 있음, 고만은 건방짐, 자만은 자기에게 관계되는 일을 남 앞에서 뽐내고 자랑하며 오만하게 행동함, 아만은 나를 높이고 남을 낮춰보는 마음, 거만은 잘난 체하며 남을 업신여기는 데가 있음, 오만은 젠 체하며 남을 업신여기는 태도가 있음입니다. 이것을 통틀어서 교만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한 말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우리가 잘 쓰는 마음이고, 뿌리가 깊다는 말이 아닐까요.

교만은 자기를 대단하게 여겨 자랑하고 뽐내면서 남은 깔보고 짓밟습니다. 자기를 현명하게 여겨서 남의 의견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자기 허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남의 허물은 귀신 같이 찾아내거나 밝혀서 잘 꼬집습니다. 남의 부족함을 끊임없이 들춰내려고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이지요.

그리고 교만한 사람은 체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체면이란 남한테 번듯하게 내보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태도입니다. 변변치 못한 사람으로 보이기는 싫고, 뭔가 있는 사람, 자기를 높이고 싶다는 게지요. 그래서 교만한 사람은 체면치레가 많아집니다. 자기를 포장하는 것이지요. 어쩌다 체면이 꾸겨지면 못견뎌하고, 부끄러워하고, 분하게 여기게 됩니다.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들은 몸을 많이 쓰는 사람들을 무시하기 쉽고, 몸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을 하찮게 여기기 쉽습니다. 이론 공부만 많이 하는 사람은 입은 자유자재로 놀리지만 남이 알아주지 않습니다. 빈 깡통처럼 소리만 요란하지 실속이 없습니다. 실천만 냅다하는 사람은 고집불통, 독불장군이 되기 십상입니다. 자기 경험을 최고라 생각해서 남이 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이게 다 교만의 모습입니다. 한쪽에 치우쳐 다른 쪽을 공격하고 무시합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관성이 있기 때문에 방치할수록 더욱 치우치게 됩니다. 치우치는 것만큼 교만이 심해지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머리와 몸, 이론과 실천을 겸비하고 균형을 잡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삼가고 조절하는 것은 여기서도 통하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교조님께서는 몸을 움직여서 행하는 근행을 가르쳐 주시면서도 한편으로는 친필을 남겨서 끊임없이 읽도록 하셨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으뜸인 리를 집중적으로 거듭 거듭해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근행과 친필과 으뜸인 리는 한줄기로서 맥이 서로 닿아있습니다. 결코 따로따로가 아닙니다. 표면과 이면입니다. 이렇듯 교조님께서는 겉과 속이 서로 상통할 수 있도록 해 주셨고, 어느 쪽도 치우치지 않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교만한 사람은 잘난 체 건방을 떨고 오만한 태도를 보입니다. 남에게 뭔가를 주거나 도울 때도 이런 태도가 잘 나타납니다.

나는 주는 사람이고 너는 받는 사람이다, 나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 너는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이렇게 구분 짓는 순간 필연적으로 교만해기기 마련입니다. 세상에서 수많은 봉사활동들이 있지만 활동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세상이 더 좋아지지 않는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해서 남한테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기분이 나쁠 때가 있지 않습니까. 도움을 주는 그의 태도 때문이지요. 잘난 체하고 건방을 떨고 오만한 태도를 보인 까닭입니다. 그러면 도움을 받아도 하나도 고맙지가 않지요. 자기를 내보이기 위해서, 자랑하기 위해서, 존중받고 싶어서 하는 허세인 줄 아는 까닭입니다.

 

교조님께 때때로 신자들이 여러 물건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교조님께서는 그가 가지고 온 물건보다도 그것에 담긴 정성을 언제나 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만한 태도를 보일 때는 배가 부른데 무리하게 먹은 것처럼 맛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가져왔으니까 받기는 받지만 진심으로 받아주시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교조님께서는 눈으로 보기에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가를 보지 않으셨습니다. 얼마나 많은가 적은가를 문제 삼지도 않으셨습니다. 마지못해 가져오는 인색한 마음인가, 아니면 이 정도로 한다.’는 뻐기는 교만한 마음인가를 살피셨던 거지요. 진실로 고마워하는 마음만을 받아주셨습니다. 백만금을 가지고 오는 것보다 한 푼에 담긴 그 마음을 소중히 여겨주셨습니다.

또한 교만은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합니다. 분수를 모르고 날뛰는 거죠. ‘내가 안 해서 그렇지 하기만 하면 너보다 잘 할 수 있어. 시키기만 해봐 얼마든지 해 보이겠어.’합니다.

각종 선거에서 이런 모습의 극치를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후보로 나섭니다. 그 많은 사람 중에 유일하게 자기만이 그 일을 할 사람이고, 그 자리에 앉아야 될 사람이라고 유세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자기를 더 높이고, 남은 깔아뭉개버립니다.

내가 부장이라면, 내가 사장이라면, 내가 회장이라면 이렇게 하겠다. 내가 시장이라면, 내가 국회의원이라면, 내가 대통령이라면 이렇게 하겠다. 내가 교회장이라면, 내가 교구장이라면, 내가 전도청장이라면 이렇게 하겠다. 이것이 더 진전해 가다보면 내가 신이라면하는데 까지 이르게 됩니다. 결국 자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신보다 더 높이 올라가 버리고 맙니다.

자기보다 잘난 사람을 못 봐 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자기보다 잘난 사람이 없다고 여깁니다. 함부로 말을 하고 제멋대로 행동합니다. 그 만큼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삶에 대한 가치를 모르고, 다른 존재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교만은 파괴입니다. 자기를 해치고 남을 해칩니다. 내 교만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 교만한 마음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게 만들어버립니다. 사람이 떠나고 신()이 떠나기 때문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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