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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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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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수련회

 

김연수(도성포교소)

 

작년 여름 수련회 준비가 한창 준비 중이었을 무렵 교육부 실장님이 잠시 면담을 요청했다. 교육부에 학생담당이 공석이어서 좀 도와주면 어떻겠느냐는 요청이었다. 나름대로 여건도 되지 않고 자격도 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댔지만, 그런 건 크게 상관이 없다는 실장님의 말에 알겠다고 대답했다.

내가 자격미달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중학교 때 학생 신분의 참가자 입장에서 수련회에 참가해보긴 했지만, 고성교회 대학부활동을 해보지 못했던 게 큰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 전까지는 수련회 할 때 약간 도움이 필요한데 도움을 주는 정도였지, 책임을 질 만큼의 자질은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선뜻 '알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지 못한 이유는 또 많이 있었다. 이미 다른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그 일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학생담당은 주로 수련회 준비를 하고, 학생들과 어울려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집 밖으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게 부담이 많이 되었다. 더 큰 자격미달의 이유 중 하나는 가게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밖으로 다니다 보면 아무래도 집사람이 힘들 일이 하나 더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많은 핑계를 뒤로 하고 많이 망설이지 않고 '' 하고 대답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저런 핑계거리가 있어도 그건 내(사람)가 하는 작은 걱정일 뿐이고, 뒤에서 앞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신님이 수호해 주실 거라는 믿음도 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멋도 모르고 하겠다고 덤벼들어서 여름수련회를 한 번 마치고, 겨울수련회를 지나 학생회 대학부가 한 번 새로 교체되고, 새로 바뀐 대학생들과 세 번째 수련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만으로 1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일을 해나가는 마음을 가만히 돌이켜보면, '멋모르고 시작한다.'는 말이 딱 나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학생담당의 일이 엄청나다는 얘기가 아니라(물론, 나처럼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렇다) 내가 처한 상황에서 학생담당의 일을 지금처럼 겸으로 하는 게 이렇게 쪼들린다는 걸 알고 있었더라면 1년 전 그때로 되돌아가 ', 한번 해보겠습니다.' 하고 겁 없이 대답하지는 못했겠다 는 생각이 많이 든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쉽지 않은 일을 하나 처리해 나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 느끼는 건 역시, 신님의 일을 보겠습니다. 하고 마음만 내어놓으면 신님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수호해주시는구나.’ 하는 것이다.

그런 신님의 수호 덕분에 여건도 되지 않고, 자질도 없는데 벌써 세 번째 수련회를 준비하는데 심부름을 하고 있다.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겠나?’ 하고 생각 드는, 나에겐 벅찰 것 같은 신님의 일이 있을 때, 마음을 먼저 내 놓기만 하면, 어떻게 그 일을 잘 처리할 수 있게 되고, 신님의 일을 보느라 신경 쓰지 못한 개인적인 일도 뜻하지 않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몇 해 전에 한참 더울 무렵이었는데, 집 앞에 콘트리트가 여러 군데 깨져 있어서 그걸 보수해야할 일이 있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어서 신님께 기원 드리기 위해 고성으로 도보 전도를 작정하고 집을 나섰다. 도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내가 보수했어야 할 부서진 콘크리트가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듯하게 깨끗이 정리되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집사람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내가 도보 전도를 하러 간 사이에 시청에서 보도블록 교체 작업을 했다고 하는데, 교체작업 중에 부분적으로 깨진 곳을 시멘트로 메우는 작업도 같이 진행했다고 한다. 그 인부들이 그 작업을 하면서 우리 가게에 내가 작업했어야 할 부분을 겸으로 해줬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확연히 드러나는 수호를 받게 되면 그제서야 , 신님이 진정으로 계시는구나. 이렇게 신님의 일을 보니, 다른 볼 일을 신님이 나서서 수호해주시는구나.’ 하고 감탄하고 감사함을 느끼곤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도 그렇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살아 숨 쉬는 것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수호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어떤 뜻하지 않은 도움을 받은 것도 소중하지만, 내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보다 더 큰 수호는 없다는 것을 순간순간 잊고 산다. 그런 큰 수호에 보답하는 것은 나에게 다가오는 작은 일 하나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소중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