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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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52

여덟가지 티끌과 마음청소 39

 

 

이 시 중

8. 교만

 

교만에 대한 기본 설명은 이렇게 나옵니다.

우쭐대며 자만하거나 허세를 부리고, 부와 지위를 이용해 남을 업신여기거나 짓밟으려는 마음입니다. 또한 윗사람에게는 아첨하면서 약한 사람을 괴롭히고, 머리가 좋다고 뽐내며 남을 깔보고, 모르는 것도 아는 체하며 남의 결점만을 들추어내는 것도 티끌이 됩니다.”

 

교만이란 내가 높다, 내가 잘났다, 내가 잘 한다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너는 낮다, 너는 못났다, 너는 못 한다는 말이 됩니다. 교만은 사람 사이에 뭔가 높고 낮음, 귀하고 천함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남 보다 높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쭐대고, 남을 깔보고, 업신여기고, 함부로 대하게 됩니다. 반대로 남보다 못하다 싶으면 비굴해지고, 아첨하고, 부끄러워하고, 사양하게 됩니다. 이것 모두가 교만입니다. 앞은 겉교만 뒤는 속교만이라 할 만합니다.

무엇보다도 교만은 모든 티끌의 근본이고,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1) 교만은 모든 티끌의 뿌리

교만은 여덟가지 티끌 중에서 제일 마지막에 언급되어 나옵니다. 그 만큼 무겁다는 말이겠지요. 말을 바꾸면 뿌리가 가장 깊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마지막까지 털어내기 어려운 티끌이 교만입니다. 그래서 모든 티끌의 뿌리로 교만을 지목하게 됩니다. 사실 뭔가 높고 낮음이 있다는 전제에서 자기를 높이려는 마음이 작용하니까 모든 티끌이 일어나는 게 아닙니까.

교만이란 남보다 높아지고 싶은 마음이며, 남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의 바탕에서 욕심이 나오고, 분노가 나오고, 원망, 편애, 미움, , 인색이 나온다고 봅니다.

많이 가져야 높아진다는 생각이 욕심을 내게 합니다. 많이 가져도 높아지는 것이 아닌 줄 알면 그렇게 무리하면서까지 가지려고 애쓰겠습니까? ‘높아진다, 대접 받는다, 내 마음대로 세상을 호령할 수 있다는 기대가 욕심을 내게 만듭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남이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분노가 일어납니다. 마치 남을 하인으로 취급하는 모습입니다. 상대를 나와 동등한 가치를 가진 존재로 여기거나, 높은 존재라고 여기면 함부로 화를 낼 수 있겠습니까? 화를 내는 그 순간은 바로 상대를 낮춰보는 것입니다.

분노가 마음속으로 자리 잡은 것이 원망입니다. 왜 나한테 그런 대접을 하느냐 하는 마음으로 꽁하는 것이 원망입니다. 대항할 힘이 없으니까 가만히 있을 뿐입니다. 지금보다 조금만 힘이 더 있거나, 입장이나 지위가 더 높으면 한방에 날려버리겠다고 벼르는 마음이 원망입니다. 앙심을 품은 응어리진 마음입니다.

 

한편 편애나 미움은 차별하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차별이란 어떤 이는 높이고 어떤 이는 낮춰보는 것이지요. 내 마음에 드는 이를 예뻐하고 귀여워하는 마음이 편애고, 내 마음에 안 든다고 밀쳐내고 거부하는 마음이 미움입니다. 편애하는 사람에게는 이것도 저것도 주고 싶습니다. 아무리 큰 잘못도 작게 축소하거나 눈 감아 버립니다. 칭찬 할 일은 부풀리며 크게 칭찬합니다.

하지만 미워하는 사람한테는 오히려 반대입니다. 작은 잘못도 크게 부풀리고, 크게 칭찬할 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충고도 듣기 싫어하고, 어울리기도 싫어하며, 꼴도 보기 싫어합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편애나 미움 역시 사람 사이에 뭔가 높고 낮음이 있다는 전제로 하는 교만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다르게 취급함으로써 한쪽을 높이고, 다른 한쪽을 낮춰보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편애고 미움이고 교만이지 않습니까.

탐과 인색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탐은 남보다 잘 보이고 싶어 이것도 갖고 싶고, 저것도 갖고 싶어 안달을 하는 마음입니다. 남이 자기보다 더 좋은 것을 가진 것을 보면 못 견뎌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남이 가진 것을 보면 자기도 기어이 가지려고 애를 씁니다. 설사 이미 가지고 있다 해도 그것에 만족하기는커녕 두 개 세 개 더 가지려고 합니다. 그래야 남한테 인정받고 존중받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남한테 존중받으려고 애쓰는 마음, 이것 역시 교만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마음 아닙니까.

이것을 반대로 보면 남이 높아 보이는 게 싫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됩니다. 이것은 인색입니다. 인색은 내가 가진 마음을 발산하지 않는 것입니다. 움켜쥐고 내 놓지 않습니다. 남이 잘하는 것을 보고도 인정, 칭찬, 격려조차 하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그 만큼 속이 좁다는 말이지만 그것을 다르게 이야기하면 마음이 높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높은 곳은 넓지 않습니다. 모두 다 좁습니다. 산 정상이 좁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색의 마음도 교만한 마음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보다 못 한다 보잘 것 없다 싶으면 내보이기조차 하지 않습니다. 무시당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인색이며 또한 교만이지 않습니까.

인색은 이런 정신적인 것만 아니라 물질에도 마찬가지로 작동합니다. 인색은 움켜쥐고 베풀지 못하게 하는 마음이지요. 하나라도 더 가지고 있어야 대접받는 줄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하나는 알고 둘을 모르는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베풀면 크게 되는 줄을 모르는 까닭에 움켜쥐고 쌓아놓으려 합니다. 높아지고 싶다는 열망이 조금이라도 더 쌓아놓고 내지를 못하게 합니다. 조금이라도 높아지려는 마음, 이것이 교만입니다.

교만한 사람은 말에도 인색합니다. 남의 도움을 받고도 도움 받았다는 의식이 없거나 도움 받은 줄 알아도 인정하기 싫거나 설사 인정을 하더라도 감사하다, 고맙다, 덕분이다는 말을 쉽게 잘 하지 못하는 게 교만한 사람의 특징입니다. 때문에 상대는 무시를 당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교만한 사람은 잘못을 하고도 그 잘못을 모르거나 설사 잘못을 알아도 잘못했다, 미안하다, 용서해 달라는 말을 잘 할 줄 모릅니다. 이렇듯 말의 인색도 그 근본 뿌리는 교만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교만은 모든 티끌에 관통하는 티끌이며 가장 떨쳐내기 어려운 티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교만이 여덟가지 티끌의 뿌리라면, 욕심, 분노, 원망이 그 열매나 꽃이며, 편애, 미움이 그 가지고, , 인색이 그 잎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실 여덟 가지 티끌은 따로따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 연결이 되어 있다고 보는 거죠. 바라보는 측면에 따라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보일 뿐입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교만하십니까. 저는 교만 투성이 같습니다. 살아오면서 교만하다는 말을 아주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길을 신앙 하면서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길의 사람들은 이렇다, 저렇다혹은 이것은 이래서 이렇다, 저것은 저래서 저렇다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흔히 인연이 어떻다라고 합니다. 남에 대한 평가를 자기 나름대로 잣대를 대고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저한테 교만하다고 말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대표적인 것 하나가 키입니다. 키가 작다는 것은 전생에 권력으로, 지위로, 돈으로 남을 깔보고 짓밟고 무시한 인연을 받아온 모습이이라고 합니다. 저는 키가 작습니다. 작아도 아주 작습니다. 저 보다 키가 작은 친척 지인을 거의 만나보지를 못했습니다. 이토록 키가 작은 것을 아내는 저와 같이 살아오는 동안에 잘 몰랐다 합니다. 최근에야 눈치를 챘다고 합니다. 작은 줄이야 왜 몰랐겠습니까. 키 작은 것 때문에 처갓집에서 결혼을 심하게 반대를 한 이유 중에 하나였는데 왜 몰랐겠습니까. 그런데 키가 작아도 이렇게까지 작은 줄 몰랐단 말이겠지요. 만약에 결혼할 당시 그것이 제대로 확실히 보였다면 제가 장가를 들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것을 보면 남의 허물이 안 보이고 혹은 적당히 보고 넘어가기 때문에 장가 못 갈 사람도 장가를 가고, 세상은 이나마 평화로운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도 아내한테 제 키가 몇 인줄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작은 지 치수를 밝히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까요. 이런 것 하나 만 봐도 그 만큼 제가 교만하다는 반증이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 많고 많은 신체조건 중에서 키는 아주 작은 하나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눈에 보이는 것인데도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사람은 누구나 다 교만한 점이 있습니다. 많다 적다는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교만한 점이 있지요. 흔히 자기는 교만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은 교만이 자기를 완전히 뒤집어쓰고 있기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해서 하는 소리입니다. 마음을 다스리고 맑아지면 티끌이 조금씩 사라지고 줄어들면 눈썹만큼 티끌이 쌓였구나, 턱까지 혹은 가슴까지 쌓여있구나하고 알아차리게 되는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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