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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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년06월]생일 - 전인수

2015.06.06 07:00

편집실 조회 수:190

생 일

 

전인수(진홍교회장)

 

내 생일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아침부터 내가 자주 이용하는 SNS에 생일축하 메시지가 모여들었다. ‘오늘이 생일이 아닌데, 왠 생일축하 메시지?’하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다른 곳에는 주민등록상 법정 생일을 쓰는데, 그곳만 음력변환을 해준다고 해서 내가 태어난 양력 생일날을 생일로 등록했었고, 그게 음력 변환이 안된체 사람들에게 내 생일이라고 알려준 것이었다.(실제로는 음력 생일을 쓰고 있다.) 덕분에 이른 생일 축하해줘서 고맙다고 답글들을 달고 그날을 내 생일처럼 즐겁게 지냈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후 진짜 내 생일이 되었는데, 아들이 임시 휴교일이여서 함께 영화도 보고, 점심도 먹고, 저녁에는 케이크도 사서 가족과 함께 생일 파티도 하였다.

또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니 이번에는 주민등록상 법정 생일이다 보니 휴대폰 통신사부터 시작하여 가입된 많은 사이트들에서 생일 축하한다는 문자들이 넘쳐났다.

올해에는 우연찮게 일주일 정도 간격으로 양력생일, 음력생일, 법정 생일이 줄줄이 배치되어 모두 축하를 받게 되었다.

어릴 적 기억에 부모님께서 생일을 챙겨주신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뿐이었던 것 같다. 그때 친한 친구 몇몇을 불러 생일잔치를 했었고, 그때 친구들과 찍은 사진이 내 앨범에 아직도 남아 있다. 내가 생일을 챙겨먹지 못한 이유는 내 생일 이틀 전이 할머니 기일이고, 이틀 후가 어머니 생신이여서 원래 집안에 큰 행사가 앞뒤로 있으면 중간 행사는 건너뛰는 것이라고 듣고 자랐고, 또 부모님이 이렇게 어릴 때 잘 안챙겨도 그게 덕이 되어 크면 챙겨주는 사람이 저절로 생기게 된다고 했다. 그때는 그런건가 보다 했었다...

그랬는데, 요즘은 매년 생일은 꼬박꼬박 챙겨먹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올해는 요란스럽게 일주일 간격으로 이렇게 생일축하를 받는 일까지 생겼다.

 

어릴 적에 또 흔히들 듣고 지냈던 말 중 지금 헌 옷 입으면 나중에는 새 옷만 입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은 말인 것도 같은데, 암튼 그래서 부모님이 어디서 얻어온 옷도 불평불만없이 잘 물려받아 입고 다녔던 것 같다. 그리고 한동안은 정말 새 옷만 입었던 것 같다. 새 옷 선물도 많이 들어오고, 집사람이 옷들이 후지근하다고 사주기도 하고, 행사 스탭으로 참가하여 받기도 하고, 이렇게 1년에 10여벌 이상의 새옷들이 들어오는 해도 있었다. 최근에는 상급교회에서 대제때마다 바자회를 하다보니 다시 헌옷(?)을 물려받아 입기는 하지만...ㅎㅎ

 

또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아버지께서는 어릴 적에 여행을 많이 다니면 크서 여행을 못간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하지만, 그때 당시 수학여행을 안가는 친구들이 없었기에 나도 수학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까지 3번을 모두 다녀왔다.

그런데, 이상하게 대학교 때 제주로 수학여행을 가는데 못갔다. 그 뒤 상급교회에서 교회장 모임이라던지, 지인이 제주 갈 일이 있어 함께 가겠냐고 했을 때 교회일과 겹쳐 모두 못갔다. 이상하게 제주는 나랑 인연이 없는 듯 하다.

이게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그런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많이 부족한 시대여서 그랬는지 절약하는 것이 덕이 된다는 표현들이 많았다. 어릴 적에 못하더라도 그것이 덕으로 쌓여서 크면 누리게 된다는 의미의 표현들이었다. 반면 어릴 적에 많이 누리면 크서 못누리게 된다는 의미의 표현들도 있었다.

어릴 적 못누리던 것을 크서 누리게 된다는 것은 꼭 덕에 상관없이 어른이 된다면 누구나 납득하게 된다. 어릴 적에는 경제권이 없지만, 어른이 되면 경제권이 생기기에 어릴 적 못 누리던 것을 충분히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어찌보면 저 말들이 단지 없기 때문에 참고 살자는 의미였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그리고 물질적으로 풍족해진 요즘 세상에서는 저런 말들이 없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길을 걸으면서 덕을 쌓는다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 느낄 때가 많다.

내가 부모님께서 열심히 신앙하신 덕으로 이렇게 편안하게 살고 있구나, 주변사람들의 덕으로 어떤 일을 수월하게 하는구나... 와 같은 좋은 쪽으로 덕의 소중함에 대해 느낄 때도 많지만, 조금만 더 덕이 있었더라면 수월하게 할 수 있었을텐데... 이렇게 힘드니 덕이 다 떨어졌나??? 와 같이 내가 부족한 쪽으로 덕의 소중함을 느낄 때도 많다.

이 길에서는 만물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보은의 첫째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지도말씀에서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첫째. 소중히 여기면 여길수록 무겁고 무거운 리로 불어난다고 말해 두마.(1892630)라고 했다. 굳이 없기에 참고, 절약하는 것이 아니라 덕을 쌓아서 필요할 때 쓰기위해 참고, 절약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