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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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년05월]봄날 오후 - 최진만

2015.05.01 08:56

편집실 조회 수:125

봄날 오후

                     

최진만

 

매화향기 길목엔 꽃샘바람이 불더니만

먹구름 사이로 얼핏 얼핏 파란하늘이 보이드만

벚나무 꽃잎 벌떼같이 날아 담 밑에 눈송이 마냥 쌓이드만,

은행나무 새싹 햇병아리 눈만큼 움트더니

까치 한 마리 둥지 지를 곳을 찾더니만,

집바구리새 짝을 잃고 괜히 목연꽃잎을 쪼며

먼 허공에 대고 눈망울을 굴리드만,

낮 잠 자던 멍멍이 밥그릇 밥알 훔쳐 먹던 참새 떼

화들짝 놀라 향나무 잎으로 숨어 되래 짹, 짹 큰소리치더니만,

청록우듬지 동백꽃 짐승의 해부된 심장처럼

섬뜩하게 붉게 피더니만,

날마다 들러오는 어지러운 대한민국!

달라진 세상에서 산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정치권

, 하얀 꽃잎 하르르 하르르

뱅 뱅 뱅 돌며 봄날은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