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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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34

여덟가지 티끌과 마음청소 21

 

이 시 중

. 여덟가지 티끌의 내용

3. 미움

5) 자기를 향한 미움

미움에도 여러 가지 방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남에게 향하는 미움이 있고, 남이 나에게 향하는 미움도 있지요. 더 나아가 내가 나한테 향하는 미움 역시 있습니다. 우리들은 자기든 타인이든 미운 대상을 밖에서 찾기 쉽지만 그에 못지않게 자기 자신에게 향한 미움도 만만치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스스로를 업신여기고, 자책하고 학대하는 것은 자기 미움의 표현입니다. 이것이 발전하여 우울증이 되고 심하면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하다가 끝내는 자살까지 이르게 합니다. 현대 사회는 우울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이미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약간의 우울 증상이 없지는 않지만 우울한 상태가 길어지거나 자주 일어난다면 문제가 되겠지요. 우울하게 만드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급변하는 사회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기, 남의 기대에 못 미치는 자기, 자기 욕심대로 잘 하지 못하는 자기. 이렇게 못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는 자책하고 업신여기고 학대하면서 미워하고, 어느새 자포자기 우울증으로 번져가겠지요.

 

내가 나한테 향하는 미움의 출발로 세 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급변하는 사회에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자신입니다. 이런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몹시 당황스럽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허둥거리게 됩니다. ‘나는 이것 밖에 되지 못하나자학하고 미워하게 됩니다. 어느새 자기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하나의 습관처럼 마음에 자리 잡습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눈부시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1등만이 우대받는 사회로 점점 빠져들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 지,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는 지 모를 지경입니다. 세상의 가치는 날마다 바뀝니다. 새로운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마음이 빼앗기고 자기를 상실해 갑니다.

과연 세상 돌아가는 일에 초연할 수 있을까요. 아마 불가능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이글거리는 탐욕이 지배하는 세상에 그냥 무자비하게 당하고만 있어서도 안 되겠죠. 아무리 작은 몸짓이라도 그건 아니야하며 저항하고, 작고 느린 걸음이라도 한 걸음 두 걸음 떼어보아야지요.

그리고 시대가 아무리 변해가도 변하지 않는 절대가치, 불변의 진리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절대가치, 불변의 진리는 무엇일까요. 남의 기쁨을 내 기쁨으로, 남의 슬픔을 내 슬픔으로, 남의 행복을 내 행복으로 여길 줄 아는 심성을 기르는 일 아닐까요. 이런 심성이 1등보다도 더 대접받는 세상이 되어야 할 겁니다. 이것은 23등 아니 꼴찌도 기를 수 있는 마음입니다. 누구라도 키울 수 있는 마음 아닙니까. 누구라도 마음만 내면 할 수 있는 일이 진정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요. 이런 마음들이 모여서 세상이 더욱 밝고 살맛나는 세상, 교조님이 일러주시는 감로대 세상이 되겠지요.

 

둘째는 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자기 모습입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기가 못나 보이고 한없이 미워지는 거죠.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엄청나게 발버둥칩니다. 자기에게 쏟아지는 기대는 얼마나 많습니까. 남편(아내)이나 가족의 기대에서부터 친구들, 직장 동료나 선후배 사이, 상급이나 산하 혹은 스승과 제자 사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인간관계라는 게 어쩌면 서로에 대한 기대 속에 자라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대를 하고 기대를 채워주고자 하는 노력이 모든 인간관계의 토대일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기대에 부응하면 좋은 아이, 좋은 사람이 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나쁜 아이, 나쁜 사람이 되어 갑니다. 누군들 좋은 사람, 좋은 아이로 인정받고 싶지 않겠어요. 그래서 좋은 사람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갇혀 살게 됩니다. 남의 기대에 맞추다보니 어느새 그것이 진정한 자기 모습인줄 착각하여 참나, 참된 자기 모습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거짓 나, 가식적인 나를 발견하고 방황하고 환멸을 느끼고 우울증에 빠져들어 갑니다.

그러나 기대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적당한 기대는 힘이 되고 의욕을 일으켜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죠. 그러나 어느 정도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나치면 언제나 부담으로 자리 잡고,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면 자기 미움, 환멸로 수렁으로 빠져버리고 말게 되니까요.

 

세 번째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 제풀에 자기를 미워하는 경우이지요. ‘나는 와 이렇게 못 났노’ ‘남들은 잘하는데 나는 왜 못하노하며 자기 능력을 의심하고 남과 비교하여 삶의 의미를 상실하기도 합니다. 자기에게 없는 것에 눈이 가고, 자기가 할 수 없는 일에 마음이 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되면 일상에서 느끼는 자잘한 행복과 기쁨이 싹 달아나고 맙니다. 이미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할 줄도 모르게 되죠. 나아가서는 할 수 있는 일조차 하지 않게 되고 결국 못하게 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맙니다. 그게 아니라면 반대로 지나치게 자신을 지나치게 몰아붙여 숨통이 막히게 하든지요.

 

세상이 유혹하는 기대든, 남이 요구하는 기대든, 자기 스스로 요구하는 기대든 여기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분명 적당한 기대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죠.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높아지기 시작하면 불편해지기 마련입니다.

세상이 유혹하는 기대나 남이 요구하는 기대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마음의 힘을 길러야 하겠지요. 이것은 자기중심을 굳건하게 바로 세우는 일에서 시작해야하는 일이 아닐까요. 물론 사리사욕으로 자기중심을 세우라는 게 결코 아닙니다. 어버이신님의 가르침, 교조님의 모본이 자기중심에 바르게 자리 잡게 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겠습니다.

그리고 남에게 거는 기대나 자기 스스로에게 거는 기대를 줄여나가야 하겠지요. 이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남더러 이래라 저리 해라 하기 어렵지만 내 마음은 내가 조절할 수 있을 테니까요. 물론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능은 한 일이겠지요. 기대를 줄이는 만큼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고, 자기를 자유롭게 해 줍니다.

살아가면서 남에게 기대를 가지지 않기는 힘듭니다. 관계가 깊어갈수록 상대에 대한 기대는 커지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그 기대 때문에 이상한 형태로 삶이 비비꼬여가는 모습을 보기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남의 기대에 어느 정도는 맞출 수는 있지만 자기 한계 이상으로 맞출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기대에 부응해 오지 않아서 괴롭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괴롭습니다. 그래서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받으면서 살아갑니다.

기대를 줄여 작은 것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 여기에 미움의 싹을 초기에 잘라버리는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한다고 하지만 미움을 사고, 잘 한다고 하지만 괴로움을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아무리 가진 게 없고, 못 생기고, 능력이 비천하다 해도 어버이신님이 물 불 바람으로 보살펴 줄만한 가치가 있어서 태어나게 하고 지금까지 살게 해 주시지 않습니까. 얼마나 위대하고 존귀한 존재인가요. 자기를 업신여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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