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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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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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경지수36

 

그래! 인간인 거지.

 

박지수

 

 

이야기 1.

저녁 근행 시간,

혼자서 근행을 올릴 때는 좌근부터 신악가 씨디를 틀고

목청껏 신악가를 부릅니다.

악한 것을 제거하고 도와주소서 천리왕님이시여!

글자가 보이도록 한 단어 한 단어에 집중하면서,

가락과 발음에 하나하나 집중하면서

근행을 올리다가 갑자기 훅 눈물이 떨어집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신님!

 

이야기 2.

어젯밤에 자다가 답답하여 일어났습니다.

무엇 때문에 답답한지 모르겠지만

가슴이 답답하여 괴로웠습니다.

일어나 앉으니 말똥말똥 잠은 달아나고,

가슴은 다시 눕지 못하게 답답합니다.

가만 앉아 있으니 눈물이 뚝 떨어집니다.

이게 뭐지?’ 아연해지는 마음이었습니다.

왜 잠이 안 올까? 왜 깨어났을까? 왜 눈물이???’

 

이야기 3.

아침 근행 후 고요한 시간에 가만 앉습니다.

마음속으로 지나가는 생각들을 지우며

고요히 앉아 있습니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더 깊어지다가 어느 순간,

눈물 한 방울 뚝 떨어집니다.

그 눈물에 놀라 고요함이 확 깨어집니다.

이 눈물을 떨 군 사람이 누군가 싶어 둘러봅니다.

 

3가지 일을 하루 이틀 사이에 겪으면서 무슨 일인가 싶어 스스로 걱정이 됩니다.

신님께 도와 달라고 간절히 신악가를 부르다가 눈물이 나는 사연이 무엇인지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눈물까지 흘리면서 간절히 도와 달라할 사연도 없는 데.

그리고 자다가 깰 정도로 뭔가 가슴 답답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더구나 자다 깨어 눈물을 떨굴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것처럼 지금 나같이 행복한 사람이 어디 있나하고 지내는 데요...

명상을 하다가도 눈물이 떨어질 아무런 이유 역시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것도

짐작 가는 것이 없습니다. 최근에 제가 겪은 일들 중에 무슨 슬픈 일이나 억울한 일이나 비통한 일이 전혀 없었기에 이런 자신의 반응이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뭐가 슬픈 것일까?

마음 깊은 곳에서 왜 눈물이 나는 것인가?

내 속엔 내가 알지 못하는, 울고 있는 내가 있는 것인가?

그것이 무엇일까? 왜 일까? 뭘까? 도대체!

여러 가지 생각들을 짜내어 궁리를 해 봅니다.

그러다 어느 사이 이런 말이 들립니다.

쓸데없는 의미부여 하지 말라..

살다보면 한밤중에 까닭없이 잠이 깨어 불면의 밤을 보낼 때도 있고

가슴을 뜯고 싶게 답답할 때도 있고

까닭모를 눈물이 뚝 떨어질 때도 있다.

그게 인간 아니겠나?

인간이란 그렇게 때로는 모르는 존재인 것이다.

인간이란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존재인 것이다.

 

! 그래,

내가 인간이지!!

자신을 위로하며 비로소 안심합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좋아할 수도,

미워할 수도 있는 것이고

한번쯤 뒹굴며 맘껏 게으름도 부리고 싶고

무슨 일이든 잘해보려고 애를 쓰며

안 되는 걸 어떻게든 해보려고 욕심도 내고

너무 힘들고 지쳐 쓰러지기도 하고,

흐린 날씨에 괜히 눈물도 나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존재야!

그래, 그거야. 내가 인간인 거야!

그런데 인간 아닌 것처럼 자신을 몰아대며 살았군요!

 

오늘 저는 새로 인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인간 말이죠. 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