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월차제 신전강화

                                              순직한 마음으로 리를 따라서

배재기(광일교회장)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설 마치고 초이튿날입니다. 바쁘실 텐데 이렇게 월차제에 참배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제가 오늘 신전강화에 지명을 받았기 때문에 잠시 말씀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귀가하시는데 차가 막힐까 싶어 마음이 좀 바쁘시더라도 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4박)

천리교를 신앙하는 것 자체가 좋은 환경

사람은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분위기나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처해있는 환경에서 앞으로 전개될 바탕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길에서 말하는 인연을 만들어 가는데 이런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습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 이사를 세 번씩이나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살던 공동묘지에서 장례놀이, 두 번째로 이사 간 시장에서는 장사놀이, 세 번째 서당 부근에서 예절놀이 등 환경이 바뀜에 따라 성인 되어가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사람에게는 환경이 중요한데 천리교를 믿는 우리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근행을 통해 어버이신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며, 가르침에 따라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려고 애쓰기 때문에, 자기의 좋지 않은 습관, 버릇, 인연을 털어내고 마음을 갈고 닦아 교조님께서 좋아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들은 아주 좋은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1년, 2년, 10년, 20년을 한줄기로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빨리는 안 되도 차츰차츰 인연을 닦게 되고 그 모습은 자녀들, 손자들이 보고 자라나서 대대로 훌륭한 삶의 환경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환경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천리교 신앙을 하면서, 당장 눈앞의 형태적인 수호만이 수호가 아니고 앞에 얘기한 우리들의 일상생활이 눈에 보이지 않는 크나큰 수호인 것입니다.

요즘 저는 씨 뿌리는 일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합니다. 교조130년제의 연제시순에 전도·구제를 통해 교조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시간만 있으면 말들을 하고 있습니다.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싹을 틔우고 추수를 할 수 있겠는가? 정말 나는 헛일이다. 세월만 자꾸 보내고 씨를 뿌리지 못하니’ 하고 생각하면 우울해집니다. 안 되지만 마음의 용기를 내어 씨를 뿌려야겠다고 자꾸 다짐해 보곤 합니다. 쉽지는 않지만 이런 것들이 우리들의 혼을 맑히고, 앞길을 밝게 할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신악가에

언제나 신악과 손춤을 추면

언젠가는 진기한 도움 있으리 (6장-5)

라고 가르치고 있듯이 지금 당장 나타나지는 않지만 신악가를 힘차게 부르고 손춤을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틀림없이 도움을 나타내 보여주겠다는 어버이신님의 틀림없는 약속이기도 하고 우울해지기 쉬운 우리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말씀인 겁니다. 언젠가 도움을 받기 위해서, 우리들은 교조님의 어버이마음에 스며들어 순직하고 순수한 마음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들 각자가 만들어가는 환경 속에서 어떠한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그것은 순직한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리를 따르는 순직한 마음

요즘 우리들은 ‘리’에 대해서 말들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 선배선생들은 “리가 있어야 된다.”라는 말씀을 많이 했습니다. 신앙에 리가 있으면 어떠한 일이 나타나는가에 대해서 교조전일화편에 잘 나타나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1883년 여름 야마토 지방 일대는 큰 가뭄이 들었다. 마스이 이사부로는 여전히 이즈시치조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그 무렵은 매일 집터에 머물면서 그곳 농사일을 거들고 있었다. 그런데 집에서 심부름꾼이 와서 “마을에서는 논에 물을 대는 일로 여간 바쁘지 않아요. 온 마을 사람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나와 있는데 이사부로 씨만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야단들이에요. 잠깐 와서 얼굴이라도 비쳐 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기별을 했다. 이사부로는 전부터 ‘내 논은 어떻게 되어도 좋다.’라는 각오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왔지만 갈 수 없어.”라고 잘라 대답하고는 심부름꾼을 돌려보냈다. 그러나 그 뒤에, ‘이런 큰 가뭄에 비록 물 한 방울이라도 집터의 논에 댈 수 있다면 그처럼 고마운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 때문에 이웃 사람들로부터 불평을 사서는 죄송한 일이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게 대답은 했지만 한 번 얼굴이나 보이고 오자.’라고 생각을 고쳐먹고, 교조님께 인사하러 갔다. 그러자 교조님께서는

“위에서 비가 내리지 않아도 리만 있으면 밑에서라도 물기를 올려 주마.”

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해서 마을로 돌아가 보니 온 마을은 웅덩이 물을 퍼 올리느라고 밤낮으로 야단들이었다. 이사부로는 아내 오사메와 함께 논에 나가 밤이 이슥하도록 물을 펐다. 그러나 그 물은 한 방울도 자기 논에는 대지 않고 남의 논에만 대었다.

그리고 오사메는 감로대 근방의 웅덩이에서 물을 길어다가 거기에 자기 집 물을 타서, 아침저녁 하루 두 번씩 추진 짚으로 논 둘레를 돌아다니며 물을 뿌렸다.

그렇게 해서 며칠이 지난 후, 날이 채 밝기 전에 오사메는 자기 논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둘러보러 갔더니, 신기하게도 물 한 방울 댄 일이 없는 자기 논 전면에 땅 밑에서 물기가 솟아나와 있었다. 오사메는 새삼 교조님의 말씀을 상기하며, ‘과연 말씀대로 틀림이 없구나!’ 하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그해 가을 온 마을은 흉작이었지만, 마스이 집에서는 1단보에 한 섬 엿 말이나 수확했던 것이다. (교조전일화편 122. 리만 있으면)

우리, 천리교 믿는 사람들은 좋은 환경 속에서 나날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리를 만들어 가야 하는가? 리만 있으면 비가 내리지 않아도 아래에서, 땅에서 물이 솟아올라서 농사에 지장이 없도록 해주시겠다는 겁니다.

또, 다른 일화편입니다.

교조님께서는 1884년 3월 24일(음력 2월 27일)부터 12일간 나라감옥에서 옥고를 겪으셨다. 고다 주자부로도 10일 동안 구금되었다. 그동안 주자부로는 간수로부터 변소 청소를 명령받았다. 주자부로가 청소를 마치고 교조님께로 돌아오니, 교조님께서는

“고다 씨, 이런 곳에 데리고 와서 변소 따위 더러운 곳을 청소하게 하니, 당신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고 물으시므로, “무엇을 해도 신님의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실로 고마울 따름입니다.”라고 여쭈었다. 그러자 교조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래 그래, 아무리 괴로운 일이나 싫은 일이라도 고맙게 여기면서 하면 하늘에 닿는 리가 된다. 또 신님께서 받아 주시는 리는 고맙게 되돌아온다. 그러나 아무리 고달픈 일, 힘든 일을 하더라도 ‘아 괴롭다, 아 싫다.’라고 불평을 해서는 하늘에 닿는 리도 불평으로 되는 거야.”

라고 깨우쳐 주셨다. (교조전일화편 144. 하늘에 닿는 리)

이렇게 교조전일화편 두 편을 말씀드렸습니다.

또, 지도말씀에

이렇듯 동쪽 향하라고 하면 동쪽을 향하고 서쪽을 향하라고 하면 서쪽을 향하라. 이것 하나의 리로써 깨우쳐두니 잘 분간해 들어라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모두 의지한다면 어버이가 나쁜 곳으로 데리고 가는 일은 없다. (1900. 9. 17)

선배선생들께서 걸어오셨던 순직한 마음처럼 교조전일화편에 나온 이야기를 본 받아서 신님을 의지하고 상급을 믿고 따라 가다보면 언젠가는 진기한 수호가 내려진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진주님께서는 “교조130년제의 시순에 벌써 2년이 지나갔다고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1년이 더 남았다. 남은 기간 동안 다시금 마음을 정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내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잘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서 구제활동에 최선을 다해 교조님을 기쁘게 해드리자.”라고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진주님의 말씀에 부응하여 각자가 열심히 노력을 해서, 연제를 맞이할 때는 우리가 노력한 결실이 나타날 수 있도록, 또, 우리가 교조130년제를 맞이하는, 이즈음에 우리가 이 만큼 성인이 되었습니다. 하고 자신을 내보일 수 있도록 각자가 노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정월에도 인사를 드렸지만, 설을 맞이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건강하시라고 인사를 드리고,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신님께서 좋아하시는 일에 리를 쌓아서 신님의 수호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기원 드리면서 제가 준비한 내용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4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