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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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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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경지수 53

산타 미션

박지수

 

겨울이 되고 첫 추위가 몰려오면 늘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이 생각이 나고 걱정이 된다. 내가 추워서 힘들었던 괴로움들이 추위와 동시에 조건반사로 자동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다른 때에도 떠오르기도 하지만 특히나 추울 때 가장 많이 떠오르고 신경이 쓰인다. 힘들 때 받았던 수호와 도움들도 떠올라서 가만히 있질 못한다. 가만있으면 좌불안석으로 마음이 괴롭다. 그래서 동병상련이란 말이 있는 것인가 보다. 그래서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이 있고,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의 심정을 안다는 말도 있겠지.

올해도 어김없이 첫 추위가 온다고 방송에서 수선을 떨 때, 일선 포교사로 어려운 분이 생각났다. 물어보나마나 뻔한 상황이 눈에 선하다. 보일러는 기름이 아예 없을 테고, 허름한 집에 엉성한 홑창은 바람이 몹시 무섭게 파고 들 것이다. 오래돼서 조금씩 어긋나 있던 현관문으로는 시베리아 벌판 같은 황소바람이 불어올 테지.

추위가 오기 전에 서둘러 그이 집에 찾아가기로 했다. 우리는 집에 있던 반찬거리며 김치, 제물 올릴 멸치와 잡곡들, 이런 저런 과일들도 챙겼다. 집에 하나 더 있는 온열매트도 챙겼다. 그리고 주변에 권유해서 후원받은 보일러 기름 값과 생활비를 들고 산타 미션에 나섰다. 어쩌다 이야기가 된 농사짓는 친구에게 신미쌀도 얻었고, 한 두 사람이 더 같이 마음을 보탰다.

 

그이 집에 가는 길에 마트에도 들린다. 창문과 현관문에 붙일 위풍을 막아주는 에어캡 뽁뽁이를 넉넉히 사고, 몇 가지를 더 사서 즐거운 산타 미션을 수행하였다.

주유소에 전화해서 난방유를 넣어서 보일러를 돌려보고, 뽁뽁이를 재단해서 붙이고 나니 방안이 상당히 훈훈해 진다. 우리들 마음도 함께 따뜻해지고 편안해진다.

포교활동을 위해 극빈으로 빠져 들었으니 어버이신님, 교조님께서 애처로워 얼마나 마음 쓰셨을까? ‘참 수고했다. 나대신 너희를 심부름 보냈다. 참 고맙다.’하시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렇게 여럿이 한 사람을 돕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각자 자신이 가진 것을 내니 충분하고도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누군가가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간다면 그것은 내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어려움이 내 마음에 걸리고 가슴 아프다면 그것은 구제하도록 신님께서 맺어주신 내 몫인 것이다. 누군가의 신상에 내가 답답하고 괴롭고 내가 걱정이 된다면, 그것은 내 몫의 구제 미션인 것이다. 남이 하나 안 하나 물어볼 것도 없고 눈치 살필 것도 없다.그 처지가 안타깝지만 나에게 아무런 도울 힘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핑계이며 회피이다. 마음이 없는 것이지 힘이 없을 리가 없다. 따스한 위로의 말 한마디 할 마음이 없는 것이지, 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님께서는 무엇이든 서로 돕기라고 하셨을 때 그 무엇이든에는 물질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만약 나에게 도울 힘이 없다고 해도 내가 강구할 수 있는 방법들은 무궁무진하다. 그것이 신님께 올리는 간절한 기원근행이든, 수훈이든, 혹은 가르침을 전하여 마음을 밝게 하는 것이든, 물질적인 도움을 드리거나, 말벗이 되어 드리는 것이든 무엇이든. 이것도 힘들다면 누군가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물색해서 연결해 줄 수도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구제하고자 하는 마음, 정성, 기원, 사랑, 격려, 배려, 그리고 신상, 사정에 괴로워하는 사람에 대한 연민과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하는 온갖 노력들 아닌가.유달3호에서도 즐거운 삶은 무엇보다도 어버이신님의 자녀인 인간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모습을 말한다. --중략 -- 구제활동으로 주위사람들을 배려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신상, 사정으로 고통 받고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그것이 다스려지기를 기원 드리고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구제의 손길을 뻗쳐 나가자.”고 하셨다.

카톡으로 받은 좋은 글 훈훈한 감동의 이야기 서스펜디드커피(Suspended Coffee)’ 잠시 소개한다.

두 사람이 카페에 들어와서 주문을 했다. 커피 다섯 잔이요. 두 잔은 저희가 마시고, 세 잔은 맡겨 둘게요.그들은 돈을 내고 두 잔만 들고 나갔다. 나는 내 친구에게 물어봤다. 맡겨두는 커피가 도대체 뭐지? 기다려보면 알게 될 거야또 다른 사람들이 카페에 들어오고, 손님은 세 명의 변호사였는데 그들은 커피 일곱 잔을 주문했다. 3잔은 그들을 위한 것이었고, 4잔은 맡겨두는 커피였다. 여전히 맡겨두는 커피에 대한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다.그때, 갑자기 거지처럼 보이는 허름한 옷차림의 한 남자가 카페에 들어와 다정하게 물었다. 혹시 맡겨둔 커피 한잔 있나요?~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s)는 돈이 없어 커피를 사 먹지 못하는 노숙자나 불우한 이웃을 위해 미리 돈을 내고 맡겨두는 커피를 말한다. 자신의 커피 값을 지급하면서 불우한 이웃의 커피 값도 미리 지급해 보관하는 식이다. 커피를 무료로 마시고 싶은 사람은 카페에 서스펜디드 커피 있나요?라고 물으면 남겨져 있는 커피를 받을 수 있다. 맡겨둔 커피혹은 착한 기부 커피, 커피 기부운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은 약 100년 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지방에서 카페 소스페소(Caffe Sospeso: 맡겨 둔 커피)라는 이름으로 전해 오던 전통에서 비롯됐다. 이후 거의 자취를 감췄다가 201012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즈음해 이탈리아에서 서스펜디드 커피 네트워크란 페스티벌 조직이 결성되면서 본격화됐다. 현재 미국·영국·호주·캐나다 등 세계 전역에 뻗어나가 어떤 곳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샌드위치나 식사까지 맡겨둘 수 있게 되었다. 실제 여러 나라의 카페에서 이른바 착한 커피(Suspended Coffee)운동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조선일보 2014.11.29일자 신문에 난 내용으로 제목은 미 학교서 권하는 26가지 친절한 행동이다.

​​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돼 막내딸이 다니는 중학교의 학부모 회의에 갔다.

선생님이 학교의 여러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26가지 친절한 행동(26 acts of kindness)'에 대해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2년 전 미국 코네티컷 주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에서 희생된 26명을 기리는 시민운동이다.

사건 후 미국의 유명한 아시아계 여기자 앤 커리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그리고 페이스 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모든 사람들이, 희생된 각각의 귀중한 생명을 위하여 한 가지씩 친절한 행동을 하겠다는 각오를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함께 하시겠어요?"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친절한 행동을 시작했다.

터널 통행 요금을 낼 때 뒤차 통행료까지 내 주거나, 자기 차 주변 주차비를 대신 내 주거나, 뜨거운 커피를 끓여 동네 소방서에 제공해 주는 등이었다.

순식간에 이 운동이 퍼졌고 몇 주 안 돼 100만 명 넘게 동참했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은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확산됐고,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확장됐다. 기업들도 운동에 동참하였다.

KLM항공사는 체크인한 고객의 소셜 미디어활동을 보고 고객에게 필요한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영국으로 관광 가는 젊은이에게 만보기를 주는 등 작은 감동을 선사한 것이다.

학부모 회의가 끝나고 선생님에게 왜 중학교가 이런 운동에 동참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나면 아이들도

TV나 대중매체를 동해서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뭔가를 해서 사회를 바꿀 수 있고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야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친절한 행동을 하나씩 하면서 인터넷에 올린다.

한 아이는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할머니의 차에 물건 옮기는 것을 대신해 주고

다른 아이는 감기 걸린 이웃 아줌마의 집안을 청소해 준다.

인터넷에 올린 이야기와 사진에 있는 아이들의 얼굴은 눈부시게 밝다. --후략- (신지애 글)

 

세계 여러 곳에서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 일어나는 작은 움직임, 이런 착한 기부 운동 역시 산타 미션이며, 어버이신님이 바라시는 서로 돕기의 행동들이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산타 미션, ‘온갖으로 서로 돕기는 세상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든다.

우리 부부는 이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돈을 쓸지를 의논하여 정했다. 포교를 하기 전에도 월급을 받거나 돈이 생기면 일정액을 먼저 떼어 작은 기부를 일상적으로 하였지만 상황이 조금 달라졌으므로…….

돈이 생기면 우선 세 등분으로 나눈다. 가장 먼저 1/3을 어버이신님께 은혜보답으로, 1/3은 우리가 활동하고 사는 일에, 1/3은 어려운 교우나 이웃, 사회에 베푸는 일에 쓰겠다는 것이었다.

포교를 택한 삶이니 넉넉할 수 없으리란 걸 처음부터 각오했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위도 아래도 옆도 보면서 사람답게, 함께 이 길을 즐겁게 가리라는 원칙을 세웠다. 너무 어려워서 먹고사는 일조차 힘든 시기도 오랫동안 있었지만 내가 쪼들리더라도 이 원칙을 잊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살았다.

아직도 여전히 이것저것 어려운 일이 많지만 이 원칙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 나가고 있다. 나날이 살리워지는 은혜 보답, 감사로 올리는 정성금 뿐만 아니라, 세상과 이웃에 대한 책임도 잊지 않고 나아가려고 한다.  

 

내가 선 자리에서 주변을 돌아보고 누군가 마음이 쓰이고 눈길이 간다면 당장 실천하자. 그이를 위해 기도하고 그이를 위해 무엇이든 실천하자.

나는 이것을 '산타 미션'이라 부른다. 마침 성탄절도 가까웠다.

산타 미션 - 무엇이든 서로 돕기가 세상에 넘쳐나면 이 세상은 바로 천국, 극락, 즐거운 삶이 된다. 산타 미션은 내가 사는 이 세상을 즐거운 세상, 행복한 천국으로 만드는 작은 몸짓이고, 구제로 나아가게 하는 구체적인 씨앗이다.

우리 서로가 누군가에게 산타가 되어 주는 것, 멋진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