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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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년10월]한 아름이다 - 최진만

2014.09.30 18:18

편집실 조회 수:479

한 아름이다

 

최진만

 

나무는 씨앗서부터 아무도 모르게 자랐다

열 살 쯤 되 보이던 산벚나무를

나는 동구 밖 언덕에서 아침마다 만났다.

그리고 그 나무를 철따라 가만히 지켜보기도 했다

나는 나무 가지에 앉은

찌르레기 울음소리를 들을 때도 있었지만,

나무가 커가는 모습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다시 십년이 지나고

내 나이와 또 십년이 지났다

어느 듯 나무는 내 아들같이 가슴 가득 한 아름이다

나는 이른 봄부터 가을단풍에 이르기까지

나무의 꽃과 단풍잎 숨소리를 들었지만,

이렇게 한 아름 크게 자란 나무를

안아 보는 것은 오늘 처음이다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나무는 먼 후일 한 아름 두 아름으로

앞 동네 정자나무를 닮아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