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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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년04월][24회]계절

2022.03.28 17:14

편집실 조회 수:40

계 절

 

박혜경

 

1. 사계절의 그 계절

여러분은 어떤 계절을 좋아하시는지요?

저는 추위를 너무 많이 타서 4월까지 내복을 입는(ㅠㅠ) 사람입니다. 그래서 겨울은 추워서 넘어가고, 여름은 더우니까 땀이 많이 나서 넘어가고, 그중에서 봄과 가을이 남았습니다. 예전에는 봄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지나다니면 예쁜 꽃들도 피어오르고, 하늘도 맑고 온도도 살아가는데 적당해서 봄이 좋았습니다. 봄이라는 단어에는 벌써 푸릇함, 시작이라는 단어가 함축된 것 같습니다. 싱그러운 봄이라고도 하죠.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봄은 좋은 온도, 눈을 즐겁게 하는 꽃, 새싹보다도 황사가 더 많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실내에 이불을 널며 이 좋은 날씨에 황사가 있으니 빨래도 햇볕에 못 말리고.’ 하며 아쉬워할 때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봄보다는 가을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가을은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데, 정말 하늘색이 어쩜 그리도 푸르고 고운지 그림 같은 하늘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습니다. 또 더운 여름을 지나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 걸어 다니기 좋고, 날씨도 맑아 빨래도 햇볕에 뽀송뽀송 말리고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우리나라도 차츰차츰 사계절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정말 봄과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다른 계절로 후딱 넘어가고 있으니 짧지만 잠시만이라도 그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연히 이번 달 글감을 회장님과 차를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계절 이야기가 나오고 회장님이 좋아하는 계절이 나왔는데요, 아쉽게도 우린 정반대였습니다. 회장님은 예전에는 가을을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10월에도 더운 것 같아서 이젠 봄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가을이 되면 회장님은 가을을 탑니다. 그래서 엄청 힘들게 가을을 지나니까 옆에서 보는 저도 조금은 힘들지만, 저는 꿋꿋하게 가을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앙인이라면 계절의 변화에 감사함을 알고, 더울 때는 시원한 것을 맘껏 접할 수 있으니 감사하게 생각하고, 추울 때는 따뜻한 것을 맘껏 누리니 감사하고, 봄과 가을은 적정한 온도에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 오늘은 신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지극히 제 개인의 이야기였습니다.^^

 

2. 인생에서의 계절

인생을 유년, 청소년, 청년, 장년으로 나눈다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비유해보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타임머신이 있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여러분은 어떤 나이대, 아니면 계절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이것도 오늘 부부가 같이 대화를 나눴었는데 저는 제일 돌아가고 싶었던 시간이 30대입니다. 제가 30살에 결혼을 했는데, 그때는 정말 뭘 몰랐고, 집에서 귀하게만 자랐고, 직장 생활만 하다 보니 너무나 아이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뇌졸중으로 몸이 불편하신 시어머님과 같이 살며 행복보다는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빴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생활에 불평불만이 많았고, 회장님한테도 잘 못 해드렸던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 부분은 정말 살면서 너무 후회되어 다음 생에 다시 어머님을 만나면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고, 우리 회장님 역시도 다음 생에 만나면 정말 잘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만약 가능하다면 그때로 돌아가서 다시 살아보고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며 회장님께 당신은 언제가 인생에서 제일 좋았냐고 물어보니 대학 다닐 때였답니다. 아마 그때는 아무 걱정 없이 부모님 밑에서 하고 싶은 공부 하고 놀고 싶으면 놀고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그랬을 것 같은데요, 반대로 제일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지 물어보니 어머님이 편찮으셨을 땐데 그래도 그 덕분에 저를 만나게 되었으니 감사하다고 하더군요. 이런 고마울 데가.

 

3. 인생의 성공을 말하는 계절

제가 오늘 한 이야기의 발단이 된 그 내용입니다. 우리 집은 드라마를 잘 안 보기 때문에 잘 몰랐는데, 연말 시상식을 보다가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드라마가 상을 휩쓸다시피 하더군요. 그래서 지난 드라마지만 어떤 내용이길래 이렇게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을까 싶어 한 번 보게 되었습니다. 흠흠. 그 길로 저는 배우 이준호의 팬이 되었습니다.^^

 

이준호라는 배우에게 어느 팬이 쓴 댓글에 넌 언제 뜨니?’ 하더랍니다. 그래서 본인도 어린 나이에 뭘 먹으며 아무 느낌 없이 그래. 나도 그게 걱정이다.”라고 혼자 답을 했답니다. 그래서 혼자 난 뭘 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게 되더랍니다. 그런데, 어느 날 팬이 댓글에 준호야, 인기는 계절이야.’라고 하더랍니다. 그 글을 읽고 그래. 나도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내공을 쌓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요즘 이준호라는 배우가 뜨니까, 사람들이 모두 지금이 준호의 계절이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 배우는 본인은 늘 똑같은 계절이었다고 말을 하더군요. 예전에 아무리 뜨려고 발버둥 쳐도 주목받는 멤버는 따로 있었고, 앨범을 낼 때마다 주목되는 사람들이 달랐지만, 그때도 또한 자신의 계절이었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우리는 연예인을 말할 때 소위 말하는 뜬다라는 말을 하는데, 그것을 위에서는 그 시기를 계절이라고 표현했고, 사람들은 누구나 인생에서 가장 좋은 때를 기다리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도 좋지 않은 순간이 없었고, 단지 우리가 마디를 만났을 때 좋았다는 기억보다는 안 좋았다. 힘들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 또한 그 마디를 지나고 견뎠으니 그 마디 또한 좋은 것입니다.

 

 

하루하루가 좋은 날이라고 말씀하셨던 교조님의 말씀처럼 그 하루하루가 모여 우리의 인생이 되고 그 계절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의 삶이 되니까요. 남들이 보기에 좀 안 좋은 상황이라도 위에서 말한 배우처럼 조급해 하지 않고, 꿋꿋이 참고 잘 견뎌 나가면 신님은 반드시 우리에게 좋은 계절을 선물해 주실 겁니다. 지금 당장 버겁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감사히 받아들이며 부족불만 없이 걸어간다면 누구나 다 그런 좋은 계절이 찾아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