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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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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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가 현재에 살기

진양교회 김영진

 

1톤 화물차를 타고 다닌 지가 벌써 2년이 가까워져 온다. 그 이전에도 고성교회 화물차를 자주 이용하곤 했으니까 화물차 인생이 좀 되는 편이다.

 

진양교회가 있는 진주시 일반성면은 농촌이라서 다른 차보다 화물차가 필요할 때가 많다. 화물차는 큰 짐을 싣고 다니기가 편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용도로 쓰임이 많다. 고성교회에 화물차가 없다 보니 주변에서 필요한 일이 있으면 자주 부른다. 보험관계도 있고 새 차라서 차만 빌려주기 어렵기에 내가 직접 차를 타고 가서 필요한 일을 해야 해서 기름값이나 감가상각비를 계산하고 나름 약간의 일당을 생각해서 경비를 받기도 한다. 거의 대부분은 최소한의 비용만 받는다. 또 주지 않으면 주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간혹 과분하게 많이 받는 때도 있어서 크게 부담은 되지 않아도, 안 주거나 적다고 생각될 때도 있는데 사람이라서 유쾌하지 못할 때가 있기도 하다.

 

화물차의 큰 쓰임 중 하나는 고물을 싣고 나르는 경우다. 이사한 집을 치워 주라는 부탁도 받고, 집 정리하고 필요 없는 것들을 치워 주라는 부탁도 받는다. 그럴 때는 치워 주면서 약간의 돈을 받는다. 치워 주는 물건 중에서 고물로 팔 수 있는 것들도 많이 있어서 부수입도 기대할 수 있다. 어떤 것들은 쓸만한 물건들도 많아서 집에 갖다 두기도 한다. 덩달아 쓰레기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많을 때는 처리 비용도 청구해야 하고, 적을 때는 내가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고물상을 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서 고물이 되는 것이 있으면 동네 가까운 고물상에 주고 약간의 대가를 받는데 크게 기대할 수는 없다.

 

쓰레기를 치워 주는 일이 자주 있는 편인데 그런 때마다 히노끼싱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예전 같으면 대가 없는 봉사활동을 많이 했었다. 그냥 순수하게 도움을 주는 행위라서 교회 생활을 하면서 무보수로 당연하게 해 왔던 거의 비슷한 일들을, 이제 약간의 수입을 가지면서 하는 일이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 ‘돈을 받아도 되는 건가?’ ‘예전에는 그냥 다 해 준 일인데?’ 하는 생각들이 많았다. 또는 만물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보은의 첫 길이라는 말씀이 있듯이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소중히 모아서 고물로 팔게 되니 돈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근검절약이 미덕이었다. 나도 대학 다닐 때부터 없으면 안 쓰면 된다고 생각하고 적은 용돈으로 쓰지 않는 방법만 생각하며 견뎌내었다. 교회 생활을 하면서도 아끼고 아껴서 상급교회에 나르기를 한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 걸어서 상급교회에 참배를 한다.’ ‘써야 할 돈도 쓰지 않고 모아서 음덕을 한다.’ ‘용재는 돈을 벌면 안 된다.’ ‘용재는 돈을 알면 안 된다.’ 등등의 이야기들을 보고 들으며 생활했다.

변화가 많은 자본주의 시대에 독야청청(獨也靑靑) - 홀로 높은 절개를 지켜 늘 변함이 없음. - 하기란 어렵다. 이런 때 우리가 잘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약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르기의 방법일 것이다. 많은 보수를 생각하지 않는 겸허한 마음으로 적은 수익이라도 만들 수 있다면 그것도 마음을 다하는 하나의 길이 되는 것이다.

 

 

아끼기만 하는 다소 소극적인 생각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취미나, 봉사활동의 자세나,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다소 적극적인 자세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는 것이 어버이신님을 기쁘게 하는 방법 이전에 어버이신님께 누를 끼치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용재는 그래야 할 때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