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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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쓰나미에서 살아 남기

진양교회 김 영진

 

 

줄탁동기(啐啄同機) - 알 속의 병아리가 모양을 갖추고 바깥세상으로 나오려고 안에서 알 벽을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그 알을 품고 있던 어미 닭이 이젠 새끼가 나올 때가 되었다고 여기고 바깥에서 알 벽을 쪼아서 병아리가 밖에서 나오는 것을 돕는 것을 탁이라 함. - 이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에 어떤 책에서 병아리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글을 몇 번 보았고, 그 글을 통하여 화자는 험한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자립심이 있어야 하고 살아남기 위한 자연의 법칙에 냉혹함을 이야기하기도 하였었다.

 

그 글을 무작정 믿고 그렇겠거니 하며 글을 읽었었는데,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줄탁동기는 흔히 접하기 힘든 고사성어이긴 하지만 이런 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들고 다니는 컴퓨터인 스마트폰을 남녀노소 없이 누구나 가지고 다니며 궁금한 것은 즉시 답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조사에서는 우리가 1400년대에 평생 흡수했을 데이터를 지금 우리는 단 하루에 소비한다.(마지막 몰입짐 퀵)’고 할 정도이니 이쯤 되면 정보의 홍수가 아니고 정보의 쓰나미라고 해도 모자랄 지경이 아닐까 싶다.

 

그런 한편으로 옳고 그름에 관한 판단은 독자에게만 있으니 잘못된 정보의 홍수 역시 생각하며 살아가야 한다. 일명 카더라 통신에 몸과 마음을 뺏기고 가짜뉴스인지 아닌지도 구분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고 마는 수가 많다. 한 발 더 나아가 로이터 통신의 목숨과 맞바꾼 정보라는 제목의 기고 글에서 정보의 홍수로 ‘42%는 스트레스로 건강이 나빠졌다고 이야기하고, 60%는 너무 피곤해서 여가활동을 못 할 때가 많다.’고 조사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오히려 더 힘든 세상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간혹 글을 쓴다거나,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게 될 때는 물론이고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조차도 내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는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글쓰기나 말하기가 어렵다는 방증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쓰고 말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침묵은 금이다.’라는 고사성어가 더 반갑게 들리는 것은 무슨 일인지. 더불어 좋은 감화란 시간이 짧은 감화다라는 이야기가 묘한 설득력으로 다가온다.

 

줄탁의 동기란 바로 알 안의 병아리 부리와 알 밖의 어미 닭 부리가 일치하는 순간 그 알이 깨지는 찰나를 이르는 말이라는데,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부부, 또 연인들에게 필요한 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 마음으로 서로 헤아려주고 도와주며 손을 맞잡고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