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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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미래다

교육이 미래다 7

 

교회학교 교사, 그는 누구인가(2)

 

 

정선일(산청교회장)

 

 

5. 수용과 동의(AcceptanceAgreement)

교사들이 많은 학생을 대할 때 흔히 느끼게 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말을 들어도, 받아들이는 것은 각기 제 나름 대로라는 것이다. 같은 말을 해도 듣는 이에 따라서 자기 자신의 평가기준(Frame of Reference)에 의하여 해석하고 받아 드린다.

이런 경우 교사의 입장에서 꼭 지켜야 할 것은, 자기의 말이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하는 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과 같이, 어린이들이 하는 말을 그 아이들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린이들은 어느 정도 발달할 때까지 이 우주의 중심은 자기 자신인 것이다. 생각하는 것, 보는 것 모두가 자기중심적이며, 타인의 입장에 서는 일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따라서 지도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은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또는 행동을 보고 그것을 어른의 입장이나 가치관으로 판단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어린이들의 모든 행동은 교사는 받아들여야(Accept)하는데, 이는 어린이의 생각이나 말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수용(受容)한다는 뜻이다. 이는 옳다거나 그르다고 하는 가치 판단이 아니라, 있는 사실을 그대로 사실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동의(同意)는 누가 무슨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그렇다거나 아니다거나 하는 가치 판단을 통한 동의 내지는 그 반대 의견의 표현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모든 행동에 대하여 절대적인 가치기준이 없는 이상, 아무리 교사라고 해도 판단을 내려 주어서는 안 된다. 다만 어린이가 어떤 행동을 하든지 교사는 그런 행동이 그때 그 어린이에게는 있을 수 있었다고 수용해야만, 그 뒤에 그 어린이에 대한 지도가 가능해 진다. 어른이고 어린이고 간에 누가 무슨 행동을 하든지, 행동하는 그 순간에는 그 당사자에게는 가장 합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 다는 것을 우선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그런 행동이 종교적으로나 교육적 또는 사회 규범상 옳은 것이냐 아니냐하는 것을 추후에 가르쳐야만 비로소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타인의 행동에 대하여 먼저 동의나 거부가 아닌 수용하는 태도가 앞서야만 교사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6. 마음의 안정

이 길에 있어서 신상과 사정을 수호받기 위해서는 마음의 안정과 평화가 얼마나 우리 영혼의 구원에 크게 기여하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옛이야기 가운데 원효가 중국 가던 일의 이야기라든가, 사과 한 상자를 먹는데 에도 제일 좋은 것으로 먹어 가는 이야기와 제일 나쁜 것으로 먹어 가는 이야기 같은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일이, 행동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지각에 따라서 그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말해주고 있다.

초여름 저녁에 두툼한 잠바를 입고 가는 사람을 보고, 웃을 것이 아니라, ‘아 저 사람은 아마도 밤새 옥외에서 근무하는 사람인가보다라고 해석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사람과 이야기 하다보면 전혀 말하는 사람의 본의와 다르게 해석하고, 기뻐하거나 원망을 하는 수가 있다.

학교에서 유리창을 부수고 야단을 맞은 학생이 싱글벙글 웃으며 오늘에야 비로소 선생이 내 존재를 인식해 주었다하고 기뻐하는 수가 있고, 점수가 좋아서 일으켜 세웠더니, “많은 사람들 앞에 세워놓고 창피를 주었다라고 생각하는 어린이도 있다.

다시 말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내가 생각하기 나름이라면, 모두들 감사하고, 올바르게, 좋게, 해석하면 나의 마음의 안정과 평화가 깃들게 되고, 마음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가 있다고 본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선의로 해석하고, 자기주변을 평화롭게 함으로써 자기 세계뿐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마음의 자세는 오로지 신앙에서 연유되는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다.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섭리해 주시며, 몸을 빌려주시고 마음의 자유를 주셔서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시며, 나로 하여금 튼튼한 목수장으로서 용재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맡겨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며, 교회교육에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하여 주신 어버이신님께 감사드리며, 오직 신님을 믿고 의지하면 두려움이 없어지고 오직 즐거움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교회교육에 몸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자기가 맡은 이 교육 사업이 얼마나 보람 있는 것인가를 깨달음으로써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즐거움으로 용솟음치며,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7. 터널(Tunnel Vision)

사람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누구나 자기중심적이 되기 쉽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은, 생각이 넓을 것 같으면서도 생각이 고집스러운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 경우에 우리가 흔히 범하기 쉬운 것은 너무 자기생각에 집착한 나머지 주변의 다른 것에 눈을 돌릴 정신적 여유가 전혀 없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이 정상적인 상황 하에서는 정면을 바라보고 있어서 옆에서 움직이는 사물이 눈에 비치게 되나, 위급한 상황 하에서는 굴속에서 굴 입구를 내다보듯이 주변은 캄캄하고 오로지 외곬으로밖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이것은 눈의 생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위급한 상황 하에서는 업은 아기를 찾는다던가, 안으로 잡아당겨야 하는 문을 밖으로 열심히 밀고 있다가 불에 타 죽는다거나 하는 일이 상당히 많다.

교사가 교육을 하는데 있어서나 연구를 하는데 있어서 자기가 맡은 일이나 생각하는 일만을 외곬으로 생각하고, 주변이나 관련된 상황을 넓게 보지 못하는, 소위 대국적 안목을 갖지 못하는 일이 흔히 눈에 띄게 되는 바, 터널(Tunnel Vision)가 생기면,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제 실력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되고, 또 능률적으로 사태에 대처할 수 없게 된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우리들은 언제나 마음의 여유를 지니고, 급격하게 대처하려 들지 말고, 위급할 때에는 한발자국 물러서서 사태를 관망하는 여유를 지녀야 할 것이다. 물론 수돗물이 터졌다거나 불이 났다든지, 어린이가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을 때는 두말할 것 없이 슬기롭게, 그리고 재빨리 대처해야 할 일이나, 그렇지 않고 전문가로서의 판단을 요하거나 연구를 함에 있어서는 우리가 흔히 갖기 쉬운 편견이나, 항상 해 내려온 버릇대로 할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조건과 주변의 여건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아량과 여유를 갖추는 버릇을 길러야만 훌륭한 전문 직업 종사자가 될 수 있다.

논문을 쓴다고 하면 언제나 정해진 양식과, 고식적(姑息的)인 주제만을 생각해 낸다든지, 또 학생을 다루는데 있어서도, “내가 늘 해오던 방식은 이거다라고 미리 정해 놓지 말고 언제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상황을 대할 때에는 가슴 설레는 도전을 느끼고, 관련되는 모든 여건을 둘러볼 여유를 갖추어야 할 줄 믿는다.

- Tunnel Vision:의학터널시()시야 협착의 일종; 시야가 좁음, 협량.

- 고식적(姑息的): 근본적인 대책 없이 임시변통으로 하는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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