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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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미래다

(교육이 미래다 47)

 

천리문화연구소를 다시 시작하자

 

정선일(교육부실장, 산청교회장)

 

1. 들어가면서

광고는 오늘날 우리 주위에 넘쳐흐르고 있다. 신문 지면의 상당 부분이 광고로 채워진 지 이미 오래고, 텔레비전 방송도 전적으로 광고로 운영되고 있어서 광고 없는 텔레비전을 생각하기란 어렵다. 게다가 시내를 걸어 다녀도 눈에 띄는 곳엔 어김없이 광고판이 있어서 이제 우리는 광고로부터 해방되기 힘든 처지가 되고 말았다.

잘 알려진 대로 광고는 상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등장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 좋은 판매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광고를 가리켜 ‘자본주의 꽃’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인데 ‘자본주의 꽃’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일종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 전략이란 “우리 상품은 경쟁 상품과 비교해서 이렇게 다릅니다.”이다. 즉 상품 간의 차이를 부각하는 전략인데 그 차이를 부각할수록 광고는 효과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품 간 차이가 광고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많을까? 소화제의 예를 보자. 실제로 소화제에 들어가는 원료는 비슷비슷하다. 그런데도 탈이 났을 때 특정 소화제를 선호하는 것은 소화 효과가 더 있어서라는 이유도 있지만, 평소 좋아하는 모델이 등장한 제품이어서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제품 차이에 따라서 소화제를 파는 것이 아니라 모델 차이에 따라서 약을 파는 꼴이 된다. 제약회사가 그 비싼 모델료를 지급하고서 광고하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이를 두고 우리는 ‘제품(소화제)’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모델)’를 소비한다고 말한다.

이제 종교도 마케팅 개념을 도입해서 가르침(교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 제품(교리)이 좋으니 알아서 선택하라는 시대는 지나갔다. 물론 전략이라는 말이 다소 어폐 있게 들릴는지 모르지만, 전략이 제대로 수립되어야만 ‘경제적인 가르침(교화)’, 즉 최소한의 노력으로서 최대한의 가르침(교화)을 이룰 수 있다. 다른 종교들, 특히 서양에서 전래한 종교는 마케팅 개념에 따라서 교화(전도포교)를 시작한 지 이미 오래다. 한국에 기독교가 전파될 때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세우고 한 것들도 모두 종교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종교 마케팅은 그 영역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온 국민이 관심을 두고 보는 중요한 축구경기에서 골을 넣은 선수가 무릎을 꿇고 십자가를 긋는 모습도 중요한 종교 마케팅 전략이다. 물론 그 선수가 의도한 행동이라곤 보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특정 종교를 위한 광고 효과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사람들은 불교와 기독교 중에서 한 종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박지성과 박주영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서 종교를 고르게 된다(박지성은 독실한 불교 신자라고 함). 따라서 ‘교리’라는 제품은 ‘운동선수’라는 기호에 의해 밀릴 수밖에 없다. 오늘날을 가리켜 ‘기호의 시대’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오늘날 종교는 과거와 비교할 때 크게 객관화되고, 또 과학화되었다. 특히 천리교 교리가 그러하다는 점에서 나는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종교 간 교리 차이를 잘 알 수가 없다. 이런 사람들에게 천리교 교리가 훌륭하다고 아무리 외쳐 보아도 메아리 없는 함성이 되고 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종교 간 교리를 비교할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교화하려고 그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바로 이것이 마케팅 전략에 따라서 교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근거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하루빨리 천리문화연구소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천리문화연구소는 교리(제품 개발)와 교화(판매-마케팅 개발)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 오늘날 기업에 있어서 제품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마케팅 개발이다. 제품이 기술적으로 비슷비슷한 수준에 올라서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밀라노(세계 최고의 패션 도시)에서 제품 차별화 전략을 위해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이 말도 교리연구 못지않게 전도포교(교화)연구가 중요하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오늘날 제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호 중 하나가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백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를 믿는 일은 매우 모험적인 일이었다. 불교와 유교 전통이 그만큼 널리 펴져 있어서인데 지금은 어떠한가? 교회나 절에 다닌다고 하면 시대 기호에 맞는 것처럼 보이고, 천리교에 다닌다고 하면 시대 기호에 떨어지는 사람처럼 보인다. 짧은 기간 동안 우리 사회의 시대(문화) 기호가 이렇게 놀랄 만큼 바뀐 것이다. 시대 기호가 이렇게 바뀌게 된 데는 우리 사회의 변화 때문인 탓도 있지만 타종교(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 자신의 노력 때문도 적지 않다. 그 시대 기호를 이제 천리교에 맞게끔 바뀌도록 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한데 바로 그 일을 해왔던 천리문화연구소를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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