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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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미래다

(교육이 미래다 37)

집단에서의 의사소통

 

정선일(교육부실장, 산청교회장)

1. 들어가면서

인간의 삶은 집단에서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생명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그는 이미 가족이라는 집단 속에 한 구성원으로서의 위치를 얻게 되며 그 이후에도 비록 집단의 성격은 다를 지라도 계속 다양한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몸담게 되는 대부분의 집단들은 언제나 대형 집단이라기보다는 작은 집단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집단의 구성원으로서의 우리의 삶은 한 시대가 들어내는 시대적 특성에 관계없이 계속될 것이며, 인간소외의 문제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는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오히려 진정한 인간 공동체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집단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교육도 집단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행해져 왔으며 보기에 따라서는 교육의 실천과정에서 집단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그러한 지식에 기초한 효율적인 집단의 운영은 교육의 성패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오늘의 교육집단은 이미 진정한 교육집단으로서의 특징을 오래 전에 상실한 것으로 보이며 그것은 교회교육의 현장도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특성이 상실되어 버린 오늘날의 교회는 개인들의 집합은 있으나 같은 집단의 구성원으로 가져야 할 집단의식이나 상호교류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집단에 대한 보다 분명한 지식을 갖추어야 할 때이며 실제로 그러한 지식의 필요성은 다양한 삶의 장에서 표현되고 있다. 교회교육의 현장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또한 활용되고 있는 소집단 운동(소모임)도 그러한 필요의 표현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집단(소모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은 장려할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집단에 관한 지식을 갖추지 않은 자격 없는 지도자나 교육지도자들이 집단을 운영하는 한 큰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교회의 소집단 운동(소모임)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도 집단을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춤으로써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나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하겠다.

여기에서는 집단의 성격과 집단의 진행과정을 집단역학의 자료에 근거하여 살펴본 후 소집단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취급되고 있는 의사소통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다.

 

2. 집단의 정의와 특성

집단의 생성과 발달과 해체, 그리고 이합집산(離合集散)의 변화과정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인 집단역학은 집단은 서로 관계있는 두 사람 이상의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인하여 성립 된다고 정리한다. 여기서 우리는 집단을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서로 관계있는 두 사람 이상의 모임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비록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해도 그들이 개인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 한 그곳에서는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기대할 수 없으며 그것은 오직 개인들의 집합(集合)일 뿐 집단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교회에서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모임들이 외적으로는 집단의 형태를 갖춘 듯 하지만 진정한 집단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게 된다. 그것은 개인들의 집합일 뿐일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서로 관계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상호의존적인 관계가 맺어지며 그들은 공유된 목표를 가지고 질서 있게 상호작용 하면서 함께 집단의 삶을 이어가게 된다. 특히 공유된 목표는 집단이 존재하는데 있어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에 집단의 독특한 성격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목표에 따라 결정될 정도로 중요하다. 그리고 집단은 분명한 멤버십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며, 그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에 대하여 집단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단일 조직체로서 통일된 방식에 근거하여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의 조직체로서 통일된 방식에 근거한 집단의 행동을 보다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든 형태의 집단이 지니고 있는 특징(집단역학의 용어로는 group properties라고 불린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모든 집단은 집단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단의 역사가 길거나 혹은 짧거나에 따라 상호작용의 질이나 일하는 방식이나 회의에 대한 기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또한 모든 집단은 독특한 참여양식과 소통의 형태, 그리고 작업진행 절차를 지니게 되며 참여양식은 소통의 스타일이 자리 잡는데 직접 관련되어 있다. 단체정신이나 사기(士氣)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응집력도 좋은 집단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어주며 독특한 분위기와 규범도 집단행동의 이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집단은 공식적비공식적인 구조와 조직을 가지고 운영된다는 사실도 지적해야 할 것이다. 공식적 구조가 있기 때문에 각 구성원들이 구체적인 과제를 배당 받게 되고 그로 인하여 각자는 자신이 수행해야 할 기본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비공식적인 구조는 영향력, 설득력, 능력, 힘과 같이 눈에 직접 보이지는 않으나 집단과정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의미한다.

또 한편으로 각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집단에서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하여 필요한 몇 가지 요인들이 있다. 개인의 집단에서의 행동은 가정에서 형성된 태도나 가치, 습관들이 작용하여 지도자나 다른 구성원들에게 향하는 행동이나 느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전에 속해 있던 집단에서의 경험들이나 인간의 기본 동기들과 개인이 소유한 가치관이나 신념들도 구성원의 태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 집단, 특히 소집단의 의미와 특징들은 효과적인 집단운영에 알맞은 규모를 결정하는데 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면적인 상호작용은 중심적인 기준으로 활용된다. 학자들에 따라 대면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규모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보편적으로 3인에서 20명 정도 이내의 인원을 적절한 인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인원은 5명에서 7명 정도라는 의견에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3. 집단의 발달과정

앞에서 우리는 집단, 특히 소집단을 정의하고 그것을 형성하고 있는 요인들과 특징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집단이 일단 생성(生成)되면 마치 한 개인의 인생여정과 같은 여정이 펼쳐지며 그러한 과정을 집단의 발달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집단이 시작되면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하여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대하여 탐색하는 오리엔테이션의 단계(참여의 단계라고도 한다)에 들어간다. 이 단계는 서로에게 매우 조심스럽고 예의바른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집단의 상호작용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전개되는 집단과정에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기이다.

다음단계는 갈등의 단계이다. 집단이 진행되면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할에 대하여 서로 경쟁하거나 다투거나 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것은 집단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시기에 경험되는 갈등은 사소한 의견의 불일치에서부터 집단의 생존 자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을 정도의 파괴적인 갈등도 있다. 이 단계에서 경험되는 갈등을 제대로 다루게 될 때 과제성취에 생산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할 때 집단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지도자는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그것을 해결할 길을 찾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작업단계이다. 이 단계는 이전 단계를 거치면서 형성된 응집력을 바탕으로 하여 구체적인 작업의 성취를 위하여 집중하는 시기이며 구성원들은 높은 사기와 분명한 소속감을 가지고 공유된 목표를 실현하려는 강한 바람을 가진다.

마지막 단계는 종결단계로서 과제가 성취되면 집단은 그 여정을 끝내게 된다. 종결 단계에서는 그동안 함께 결속감을 가지고 지내던 구성원들이 결별하는 일에 대한 배려가 강조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단계 역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집단의 발달단계와 함께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또 하나의 집단과정은 집단구조의 발달이라고 할 수 있다. 집단을 하나로 묶어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행동에 드러나는 규칙성들을 설명해 주는 틀로서 이해되는 집단의 구조는 역할의 유형들과 규범의 존재 및 구성원들 간의 관계라는 세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의미하는 역할은 구성원이 자신이 기대하고 있는 측면과 집단이 그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한 개인의 특성이 집단에서의 역할을 결정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역할은 가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로 모든 집단은 각 개인에게 특정한 역할을 담당해 주기를 기대하며 만일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 극단적으로는 집단이 와해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올바로 수행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규범은 집단의 삶에서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일종의 규칙을 말한다. 집단이 발달해 가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행동이 특정한 규범을 중심으로 조직화되어 가는 것이 관찰되는데 이러한 규범은 공식적인 성격보다는 암묵적으로 채택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부분 그러한 규칙의 존재여부를 인식하지 못한다. 집단구조의 발달에서 관계의 측면은 구성원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관계에 초점을 둔다. 그러한 관계는 권위관계와 매력관계, 그리고 소통관계를 포함하고 있다.

권위관계는 공식적인 권위의 위계일 수 있으나 대개 집단에서는 권위관계가 비공식적으로 형성된 구조의 일부일 경우도 있으며 매력관계는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호오(好惡)의 감정이 자리 잡은 상태를 의미한다. 소통관계는 어떻게 보면 집단의 성패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는데 모든 집단은 앞에서 지적한 대로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소통의 양식을 선택하여 주로 그러한 소통의 방식으로 살아가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집단의 역동성을 깊이 있게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몇 가지 측면을 간단히 고찰하였다. 분명한 사실은 집단은 일종의 살아있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단이 형성된 상황에 관계없이 집단의 효율적인 운영에 있어서 과학적인 지식이 필수적으로 요청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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