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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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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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미래다

(교육이 미래다 29)

 

교육 방법의 혁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1)

 

정선일(교육부실장, 산청교회장)

 

재미없어요!

기영이는 금년에 중등부에 올라간 학생이다. 천리교를 신앙하는 가정에서 태어나 순탄하게 자랐고, 교회 학교에서 유치부와 초등부를 착실하게 다닌 학생이다. 학교에서는 모범생 소리를 들었고, 교회에서도 열심히 활동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중1이 된 이 학생이 여름수련회를 갈 때가 되었다. 교회에서 신앙수련회 초대장이 왔고, 아이의 엄마는 이 학생에게 수련회에 대해 물었다. 이 학생이 부모에게 반문한다. “엄마, 저 수련회에 안 가면 안 돼요?” 예상치 못한 아이의 질문에 엄마는 당황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교회에 열심히 나간 아이였기 때문이다. 엄마가 다시 되물었다. “, 무슨 일이 있니? 왜 수련회에 안 가려고 그러지?” 이 학생이 답변한다. “아녜요. 그저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요.”

이런 비슷한 예가 여러 천리교 가정에서 종종 일어난다. 교회에 오래 다닌 신앙심이 깊은 부모일수록 이럴 때 큰 충격을 받게 된다. 혹시 내가 아이를 잘못 가르친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들기도 하고, 만약 아이가 수련회에 안 가면, 교회에서 교회장님 보기도 미안할 뿐 아니라, 용재로써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처럼 생각이 되어서 부지런히 아이를 달래게 되고, 아이는 부모를 생각해서(?) 수련회에 참여해 준다.

수련회의 교화시간이다. 다 같이 원전을 읽고 선생님은 원전의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 저거 옛날에 다 배운 건데…….” 그 순간부터 아이들은 속으로 딴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기영이는 어제 밤늦게까지 하던 오락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 그거 되게 신나더라…….” 친구에게 귓속말로 살짝 이야기한다. 친구는 어제 밤, 텔레비전에서 본 엑스오의 공연을 생각하고 있었다. “, 그 춤 되게 멋있더라……. 나도 한 번 배워 봐야지!”하고 기영이에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선생님이 갑자기 질문하신다. “기영아, 근행이 뭐라고 생각하니?” 친구와 얘기에 열중하던 기영이는 깜짝 놀라서 반문한다. “? 선생님 뭐라고 하셨죠?” 선생님은 단단히 화가 나셨고, “, 왜 말씀 안 듣고, 친구랑 딴 짓하지?”하고 야단치신다. 기영이는 수련회가 빨리 끝나고 집에 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기영이는 교회가 점점 재미가 없다고 여긴다. 중등부에 올라가니까 교회장님의 교화도 길어졌고, 딱딱하다. 이제는 노래도 율동도 재미가 없다. 좀 유치해 보인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스타들의 춤이 훨씬 멋이 있어 보이고, 신이 난다. 근행이나 원전공부도 지루하기 짝이 없다. 선생님의 나이도 많은 분이라 통할 것 같지도 않다. 수련회도 별로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서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1) 들려지지 않는 가르침

우리 각자가 던져보아야 할 질문들이 있다. 과연 우리 교회에서 신님의 가르침이 아이들에게 들려지고 있는가? 가르침이 들려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교사들의 문제인가, 아이들의 문제인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가르침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처럼 심각한 문제는 없다. 분명 교사들은 열심히 준비해서 학생들 앞에서 목이 터져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신님의 가르침을 잘 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공기의 진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교사의 음성이 전달된다. 그러나 물리적인 전달은 되지만, 의미의 전달은 되지 않고 있다. 외친다고 들려지는 것은 아니다. 와서 앉아있기는 해도 생각이 다른데 가 있으면, 그리고 듣는 사람이 듣고 싶지 않으면, 들려지지 않는 것이다. 교사의 외침은 공허한 울림이 되어 허공으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가르침이 전달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가면 갈수록 참석수의 감소로 확실히 증명이 된다. 가르침이 제대로 전달된다면, 반드시 변화를 일으키고, 살아가는 즐거움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질문의 답은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것이다. 기영이가 재미가 없다고 수련회를 기피하거나 교화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져 딴 생각을 하는 것은 개인적 차원에서 볼 때, 기영이의 잘못이다. 교회는 재미로 다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위적 차원의 의무의 강조와 지적인 교사의 책임을 면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하는 입장에서 볼 때 책임은 교사에게 더 있다고 볼 수 있다.

교회는 재미로 다니는 곳은 아니지만, 재미가 있어야 한다. 왜 그런가? 재미가 없으면, 들려지지 않고, 들려지지 않으면,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교회는 신님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가르침이 들려지게 해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왜 아이들이 교사의 교육이나 교회의 여러 활동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째 이유는 교사들이 현재의 교재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교회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재는 도입과 전개 단계에서 여러 교수 방법들을 사용하고, 적용 단계에서는 활동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들은 활동은 거의 없이 주입식으로 교육을 한다. 그래서 교사와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이 없다. 어느 학자는 피험자(被驗者)들이 마음대로 교실을 떠날 수 있는 상황에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지 않는 시간이 15초 내지 20초 이상으로 길어지면, 피험자들이 교실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따라서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15초 내지 20초 내에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는 개념에 대한 이해나 의미에 대해 토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념만을 설명하는 것으로 가르침을 시작하고 끝낸다.

또한 교육은 반드시 반복을 통한 의미와 심화작업을 통해 질적 상승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 초등학교 때 배웠던 원전의 내용들이 여러 번 반복이 되지만, 의미의 심화 없이 줄거리만 가르치기 때문에 상급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교회에 열심히 다닌 아이들은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듣기 전에 스스로 귀를 막아버리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교사의 교화시간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교회의 다른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차례 수련회를 간 학생일수록 더 수련회를 가지 않으려고 한다. 수련회의 활동 내용들이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늘 가면 비슷한 프로그램이 반복이 된다. 학생들이 프로그램만 봐도 식상해 한다. 10여 년 전에 하던 프로그램을 여전히 하고 있다. 내용과 진행방식이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둘째 이유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 이해의 채널이 맞지 않는 다는 것이다. 교사는 문자 세대에 살아왔지만, 학생들은 영상 세대로 자랐다. 병원에서 갓 태어난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화려한 컬러 TV의 화면을 보고 자란다. 언어의 의미를 이해하기 전에 영상을 통해 먼저 의미를 전달받는다. 그래서 교사는 문자를 통한 이해가 빠르지만, 학생들은 그림을 통한 이해가 빠르다.

이러한 영상시대의 도래는 집중시간을 줄어들게 했고, 생각하기를 싫어하게 만들었다. 오스머는 영상시대로 인해 성인들의 집중시간까지도 10분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영상 시대인 학생들에게 교사의 설명은 늘 길고, 지루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잘 이해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교화 시간이 재미없다.

셋째 이유는 교사와 학생의 문화의 차이이다. 교사는 산업화 시대의 사람이다. 학생들은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사고도 다르고, 매일 매일의 관심도 다르다. 학생들은 상당시간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서로 만나고, 대화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여가를 보낸다. 계속 새로운 매체를 대하게 되고, 그것들을 다루는 데 익숙해 있다. 그만큼 사고도 다면적(多面的)이다. 교사와 학생들은 동시대에 살고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전혀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

교사의 문화는 학생들에게 고리타분하게 여겨진다. 교사가 가르치는 여러 규범들도 학생들이 보기에는 별로 시대와 맞아 보이지 않는다. 세상과 너무 동떨어져 보인다. 학생들은 교회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도 산다. 신세대의 문화 속에 사는 동료 학생들을 학교에서 만나고, 자연히 그들로부터 문화적 영향을 받게 된다. 신세대의 문화는 PANTS 증후군 즉 개인적’(personal), ‘향락적’(amusement), ‘자연스러움’(natural), ‘모호한 성구분’(trans-border), ‘자기중심적’(self-loving)인 것을 그 특징으로 하는데, 이런 것들이 학생들에게는 교회에서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것보다 더 매력적으로 여겨지고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런 여러 이유들로 인해 학생들이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과 다른 여타 활동들에 흥미를 갖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동기유발이 되지 않는 것이 오늘의 교육의 가장 큰 문제이다.

마이클 리는 교육의 방법과 내용은 나누어질 수 없다고 했다. 즉 방법과 내용은 밀접한 연관관계 속에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방법에 문제가 있으면, 내용은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재미가 없다는 것은 결국 방법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교회 학교의 위기는 이러한 방법의 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현재 교사들의 교육 방법은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화가 없다. 이러한 구태의연함이 학생들로 하여금 교회 학교를 멀리하게 했다. 앞으로 교회교육의 방법이 근본적 전환이 없으면, 교회 학교는 점점 지리멸렬(支離滅裂)해질 수밖에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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