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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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연재

두레 6

 

 

종교(宗敎)의 신념체계의 내용(內容)과 기능(機能) 4

이병석(고성교회 2대 교회장)

 

. 한국종교의 역사적 고찰

. 고대사회의 종교전통

한국 고유의 종교는 종교사학적 의미에서 불교·유교·도교와 같이 외래종교가 유입되기 이전의 종교를 지칭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전수되어 오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첫째는 단군신화(檀君神話)에서 그 상징적 체계들을 통해서 종교형태를 유추할 수 있으나 신화라고 하는 점에서 해석이 다양할 수도 있다. 신화는 한 민족의 집단적인 신비체험의 기록이므로 그 민족의 고유의 정서나 종교의 서사적 기술(敍事的 記述)일 수도 있다. 그래서 상고대(上古代)왕권신화(王權神話)는 어느 것이나 신격(神格)이 천상(天上)에서 지상(地上)으로 내려와 사람들에 의해서 처음으로 마중되고 이야기되어진다. 이런 신화의 모티브를 통해서 신맞이 굿이나, 종교형태를 갖춘 왕권신화의 내림굿이 시작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둘째는 최치원 난랑비문(鸞郞碑文)우리나라에 예부터 현묘지도(玄妙之道)가 있었다.”라는 주관적 해석에서 우리의 고유의 종교형태를 짐작할 수도 있겠다.

난랑비문(鸞郞碑文)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는 현묘(玄妙)한 도()가 있다. 이를 풍류(風流)라 하는데, 이 교()를 설치한 근원은 <선사(仙史)>에 상세히 실려 있거니와 실로 이는 삼교(三敎)를 포함한 것으로 모든 생명과 접하면 감화시켰다. 집에 돌아오면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아가서는 나라에 충성(忠誠)을 다하니 이는 노나라 사구(司寇-공자)의 취지이며, 또는 무위(無爲)의 일에 처하여 불언(不言)의 교()를 행하는 것은 주()나라 주사(柱史)의 종지(宗旨)이며, 모든 악한 일을 하지 않고 착한 일만 신봉하여 행하는 것은 축건 태자(竺乾太子-부처님)의 교화(敎話).

그러나 최치원의 주관적인 해석의 태도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기엔 어려움이 많고 이것을 한국 고대종교의 전통이라고 상정하는 것도 난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고대종교는 주술적 기복사상이 신념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단군신화(檀君神話)가락국기(駕洛國記)에 잘 드러나 있다.

이들 신화들이 대표하는 종교전통과 종교사상의 내용은 확실히 알 수 없으나 그들의 신념유형은 기복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한 점이다.

 

. 삼국시대

위지(魏志)의 동이전(東夷傳)에는 고구려의 원시적인 고대(古代) 신앙사회가 잘 나타나 있다. 기록에 의하면 큰 집을 건립해서 귀신에 제사하고 또 천상(天上)의 별들과 사직신(社稷神)에게 제사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이 기복사상의 주술적 현세주의가 문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을 때 유교나 불교 같은 세련된 세계종교가 유입되었다는 것은 커다란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국가 존속을 위한 왕권의 신성화와 사회계층간의 역할분담도 가능했을 것으로 본다. 인간과 사회의 사건들이 초월적 존재나 우주론적 원천이 갖고 있는 권위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숙명론을 사상의 모티브로 하고 있는 주술적 기복행위의 시대에 유교나 불교와 같이 오히려 숙명을 극복하고 우주론적 원칙 위에서 인간의 이상을 추구하려는 사상과의 조우는 매우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삼국시대의 문화는 새로 유입된 세계종교들의 고전적이고 구도적인 신념체계에 의해서 재편성되었다.

예를 들면, 고구려 광개토대왕(大王)의 비문에는 고신도적(古神道的)인 사고방식과 함께 유교의 제왕(帝王)의 정치이념(以道輿治)도 수용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동시에 불교는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승불교로서 국가에 구심점을 제공하게 되었고 민간신앙과도 깊이 접촉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화와 사회의 큰 변혁은 원시적인 주술적 기복행위에서 구도형(求道型)의 고전문화(古典文化)로 전향되어 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 후삼국시대

후삼국시대는 사회적으로 격변하는 시기이다. 통일신라시대는 고전주의적이고 구도적인 문화를 형성했으면서도 구조적으로 사회적인 모순을 안고 있었다. 골품제도와 같은 혈연중심(血緣中心)의 정치구조와 서울, 경주를 본거로 한 지연중심(地緣中心)의 이중적 구조는 계층과 지역 간의 갈등을 심화시켰고 끝내, 이념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붕괴하고 말았다.

그러한 과정 가운데 새로운 사회질서의 필요가 요청받게 되었고 그 변화는 각 계층의 사회에 광범위하게 확대되었고 이러한 시대말적인 변혁기에는 말법사상(末法思想)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른바 미륵불 사상을 모체로 한 정치적 세력이었다. 궁예가 자신이 미래부처인 미륵불이라고 주장하면서 혼란기의 정치세력으로 등장한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는 그 시대의 사상이 개벽이념형으로 수렴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미륵사상은 신돈의 돌미륵출현의 허위사건에서도 나타나지만 미래의 이상사회의 건설이 말법사상(末法思想)의 내세관(來世觀)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미래의 부처인 미륵부처에 의해 인류의 황금시대(佛國土)가 열릴 것이라는 큰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상과 신앙은 사회변혁기의 정치적 이념으로 강하게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들이다. 후삼국시대의 미륵사상과 조선시대의 정감록(鄭鑑錄)사상은 모두 사회변혁시대를 대표하는 개벽이념형의 하나이고 혁세사상(革世思想)들로 하여금 왕조(王朝)를 바꾸거나 새로이 개국(開國)하려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사상적인 산실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한마디로 후삼국시대의 신념형태는 개벽이념형으로 수렴되었다고 볼 수 있다.

 

. 고려시대

고려시대의 특징은 불교와 고유 신앙이 유교에 의해서 교체되는 시기이다. 태종 이래로 불교가 고려조의 국교가 되었으나, 사대(四代) 광종 때에 과거제도가 도입되므로 서 유교의 정치체계의 이념이 수용되었다. 그리하여 불교와 유교의 대립과 조화의 상호관계가 시작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고려조의 불교는 민간신앙의 기복사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고 불교 교단도 학문전통을 대표하는 교학(敎宗)보다는 개인의 직접적인 신비경험을 강조하는 선교(禪敎)가 크게 성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고려시대의 선교의 융성과 밀교의 번성은 기복과 구도형이 갖는 개인주의적 신비성을 강하게 나타나게 되어서 묘청(妙淸)의 난과 같은 매우 열정적이고 광신적인 사회변혁을 기도하는 극단적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너무나 비현실적 개혁사상이어서 고려사회의 중추적 정치이념으로 작용하기엔 중요한 결점을 안고 있었다. 그것은 구도와 개벽사상이 갖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사회통치이념을 계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기에 새로운 유형의 성리학(性理學)이 고려조에 대두되었을 때 불교는 사회통치력을 성리학에 위임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성리학은 고려중기 이후에 고려사회에 정치와 사회이념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것은 하나의 사상과 이념이 사회를 통어(統御integrate)하고 재편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구도·개벽형의 합리적인 판단과 역사의식이 하나의 사상 속에 동시에 요청되는 것인데, 이러한 문제들을 성리학은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계발하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고려조 이후에는 불교의 사회적 기능도 쇠퇴하여졌고 특히 전통적인 고유 신앙 내지 민간신앙은 민족문화를 재편성하는 작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독립된 종교전통으로서의 사회적 기능도 완전히 상실한 채 국민의 의식구조 내부에서 기복신앙의 유형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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