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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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연재

두레2

 

단군신화(擅君神話)와 민족문화(民族文化)

사상성(思想性)

이병석 (고성교회 2대 교회장)

 

네 번째 이야기는 이 여인, 곧 웅녀가 잠시 사람의 몸으로 화신한 환웅천왕과 혼인하여 단군왕검을 탄생하는 이야기다. 웅녀가 간절한 마음으로 아기의 잉태를 신단수 아래에서 축원하니, 그 소원에 환웅은 신의 모습으로 응답하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웅녀와 똑 같은 인신(人神)의 모습으로 현현하여 고합(交合)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암시하는 것은 다른 신화에 흔히 보이는 천상의 신이 인간에게 일방적으로 강림하여 관계하는 수직적인 구조를 갖지 않는다. 이러한 암시가 드러내 보이는 이야기의 주제는 독단이나, 독선이 배제된 자유로운 신의 의지와 순수하기 그지없는 사람 여자의 소원이, 하나로 묶어지면서 생명력이 흘러넘치며 그러면서 아주 평등하고 자유로운 생명의 잉태가 출현하는 것이다.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지는 이른 바 우주적 정신(cosmic mind)'이 여기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처음부터 신과 인간의 대립이나, 갈등, 불평등, 일방적 소외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신과 인간이 똑같은 형상 안에서 똑같은 의식으로 통합하고 교합되면서 성스러운 의식이 진행되고, 그 의식(儀式)의 정점에서 단군은 전인(全人)의 모습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 겨레의 크고 밝은 임금으로 탄생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신성한 단군의 탄생신화는우리 겨레의 본질적 의식구조를 해명하고 있는 상징체계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고대 희랍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오르페우스의 육체와 영혼의 영원한 갈등이나, 페르시아 신화의 위대한 신 아후라 마즈다와 악령의 신 앙그라 마이뉴의 끝없이 되풀이 되어지는 싸움의 세계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늘에서 파송된 환웅천왕과 지모신(地母神)인 웅녀의 묘합의 리로서 탄생한 단군왕검은 삼자합일(三者合一)의 공통의 기층을 마련하면서 우리 겨레의 대전적(大全的) 세계를 열어가는 것이다.

 

다섯째 이야기는, 단군이 평양에 도읍하고 나라 이름을 조선(朝鮮)이라 했고,

아사달(阿斯達)로 도읍을 옮겼다가 뒤에 다시 돌아와 1908세의 수()를 누린 끝에 아사달 산의 산신(山神)이 된 이야기나, 우리 겨레는 옛 부터 농경민족이다. 농업중심의 생활은 넓은 들판의 기름진 땅과 적절한 기후와 물이 필요한 것이다. 도읍지인 평양(平壤)벌내의 한자표기이다. ‘벌내는 넓은 들판이나 불()을 의미하므로 아주 크고 넓다는 뜻이다. 신시(神市)도 신들의 집단 거주지인 신불로 불리었고 평양도 태양이 뜨는 크고 넓은 벌판이므로 우리 겨레가 집거하는 곳이 되었다. 벌내가 맨 처음 개국의 도읍지가 되었다가, 아사달로 옮겼다. 아사달도 태양이 비추는 밝은 곳이라는 뜻이다. 단군왕검은 평양과 아사달에서 우리 겨레의 문명과 문화를 처음으로 창달한 문화영웅신(文化英雄神)이 되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단군신화를 일컬어 농업신화로서 능본적 생산양식인 하늘(환웅)과 땅(웅녀)의 교합을 상징적으로 가탁(假託)한 것으로 주장하나, 이것은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의 정체성을 크게 간과한 논의들이다.

그것은 단군신화의 서사구조가 농업민족의 신화가 아님은 단군 탄생의 일련의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함으로서 가능할 것이다. 단군신화는 기본적으로 천상의 생명과 지상생명과의 결합과 새로운 인간 생명의 확충을 묘사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겨레의 구심적인 복합사상으로서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 위기를 극복하는 지배적 이념 구실을 다했기 때문이다. 후한서 동이전<後漢書><東夷列傅>에도 동방민족을 동이(東夷)라고 부르며 그 민족을 이()라고 부르는 것은 깊은 뿌리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도의(道義)의 인()을 높이고 생성(生成)을 즐겨 펼친다. 이는 마치 만물이 땅에 뿌리를 박고 솟아오르는 것과 같아서 그들은 천성적으로 순하고 부드럽다라고 기록되어 있음을 볼 때, 우리 겨레가 얼마나 도의와 인을 높이고 만물의 이치를 생성시키며 순하고 부드럽게 이웃을 사랑하는 문화 민족임을 증빙하고 있는 것이다. 그 후에 단군왕검은 1908년 동안 홍범(弘範)으로 3(三倫)

5(五成), 8(八條)와 구서(九誓)를 완비하고 치세하다가 아사달 산의 산신이 되었다. 여기에 나타나는 산신사상(神思想)은 삼신신앙(三神信仰)과 밀접한 관계에 놓인다.

환웅이 하강한 산도 태백산(한밝산)이며 신시도 태백산에서 열었다. 그리고 웅녀가 단군을 잉태한 곳도 태백산이다. 단군도 아사달 산의 산신이 되는 것이다. 더불어 삼신 사상은 환인은 부(), 환웅은 사(), 환검은 군()으로 상징하는 삼위공동체로서의 삼신사상의 개념이 출현하면서 고려시대에는 신앙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 고려의 이 규보(李奎報)는 집집마다 제석단을 모시고 있던 당시의 모습을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고개 밖의 집집마다 신조상이 있다(嶺外家家 神祖像)’. 이로 미루어 삼신신앙과 산신신앙은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의식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모든 근저가 크고 밝은 산(태백산)으로부터 비롯됨이니, 단군도 그가 치세했던 아사달의 산신이 됨은 당연한 소치이다. 처음 도읍지인 벌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아사달 산의 산신이 되어 돌아갔음이다. 또 한 번 크게 솟구치는 신령의 모습으로 우리 겨레의 조상으로 남아있음이다

또 한 번 대지의 한 가운데, 배꼽자리에 우뚝 서 있는 아사달 산의 신령스런 나무인 세계나무의 주신(主神)이 되었음이다. 그럼에도 일부 민속학자들의 주장인 고 아시아족(Paleo Asiatic)의 곰 숭배사상과 샤머니즘을 결합시켜 단군왕검을 최고의 텡그리(tengri)로 보는 견해는 부적절 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그들의 텡그리에게는 재세이화(在世理化)’하고 홍익인간하며 주선악하는 홍범의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5. 단군신화의 사상성

 

요즈음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서 신화의 진실성이 증명되기도 한다. 기록이나 이야기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유물과 유적, 유구(遺構)를 통하거나, 다른 표현 매체를 통하여 전하여지고 있음이 드러나는 것이다. 울주의 반구대의 암벽화, 고령지방의 암벽화, 대전의 청동기 유물들은 신화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중국의 산동성에 있는 무씨사당(武氏祠堂) 석실 내의 화상석(畵像石)을 문헌에 보이는 대로 비교하여보니 단군신화의 내용이 화상석의 그림과 일치하고 있음이 언급되고 있다. 신화는 역사기록 이전의 신앙체계에 관한 계시로서 이해되어야 하며, 어떤 믿음을 갖고 살다가 어떤 믿음의 죽음을 죽어서 묻혀 있는가를 고인돌이나 선돌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신화는 무엇보다도 신앙체계를 언어적이며 서사적 표현으로 나타내는 것이므로 단군신화는 우리 겨레의 상징적 신앙체계인 동시에 사고체계인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음양오행사상도 환웅과 웅녀의 근원 상징에서 그 시원을 찾을 수 가 있는 것이다. 최남선은 <불함문화론(不咸文化論)>에서 남방민족의 역(), 삼재론(三才論), 천자(天子)의 관념뿐만 아니라, 문자의 형태, 소리, 뜻이 모두 동이(東夷)의 고철학(古哲學)에 의거했다고 보았고, 음양의 변혁과 천인상여(天人相與)의 사상도 우리 겨레의 고유한 민족사상으로부터 시원했다고 보았다. 손진 태 는 <한국민족사개론에서 단군신화의 정신은 민족사상 속에서 불가발의 근저(不可拔根底)로서 제시하였고 박은식 의<한국통사(韓國痛史)>에서도 단군신화는 고대 한민족의 천신사상(天神思想)과 더불어 우리 겨레의 줄기찬 정신사적 확립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실학자 이성호와 정약용, 개신 불교계의 승려들이 단군신화의 가치성을 역설한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민족의 사상의 근저에는 단군신화의 실체성이 자리 잡고 있으며, 문화의 기원이 되고 사유(思惟)의 근본의 되었다가 민족정신의 정체성으로 확립되어 갔던 것이다.

근대의 동학농민운동(東學農民運動)의 시천주(侍天主)사상이나 인내천(人乃天)에서

천신(天神)사상과 결합하는 인도주의적 인간정신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위정척사(衛正斥邪)와는 그 뿌리를 달리하며, 구국안민(救國安民)뿐만 아니라 개천, 개벽하는 진정한 민중세계(인간세계)의 도래를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었다. 민족항일기(民族抗日期)에는 많은 애국지사들과 민족사학자들에게 구국의 정신적인 구심점을 제공하였으며 , 우리의 민족혼(民族魂)을 밝히고 결집시키는 큰 벼리의 역할도 수행하였던 것이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의 가장자리인 간도(間島)지방에 근거지를 둔 대종교(大倧敎)에서는 단군신화의 한배검사상을 큰 뿌리로 하면서 무장 독립군을 양성시켜 청산리 전투에서 크게 승리함으로서, 우리 겨레의 무장 독립투쟁의식과 민족혼의 살아 있음을 온 세계에 두루 떨치게 하였다. 이와 같이 단군신화를 뿌리로 하여 이루어진 우리 민족의 혼은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외세와 불의에 저항하는 민족의 매시아니즘(Messinism)으로도 작용하였던 것이다. 신화는 설화도 아니요, 옛이야기도 아니다. 언제나 생동하면서 역사와 더불어 민족의 가슴속에 영원히 선택받은 민족의 정체성(Identity)으로 자리 잡고 있음이다. 광복(光復)을 맞이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족쇄로부터 해방(解放)이 되면서, 백두산에서 개국을 제천(祭天)하던 행사를 본 받아 103일을 개천절로 하였고, 마니산에서 316일 세검맞이굿(三神迎鼓祭)을 하며 국중대회를 열어 개천과 개천경(開天經)을 강독했던 옛 국가 행사를 이어 받아서 오늘날은 전국체전을 열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연호도 1948년부터 1961년까지 대한민국 법률 제4연호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단군기원(擅君紀元)을 사용하였다. 우리나라 <교육법> 1조에도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이념을 홍익인간으로 하며 유교의 인(), 불교의 자비정신, 기독교의 박애주의사상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므로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연마하는 기본 정신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것은 모든 인류공영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나아가 우리나라의 민주국가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할 수 있는 교육의 바른 정신이 되기 때문이다.

위의 글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단군신화는 우리 민족의 개국과 기원의 전거가 되어 왔으며, 민족 정서(民族情緖)의 뿌리가 되었다. 지금도 전승되고 있는 일부의 민간신앙이나, 민속(民俗), 민족자생종교(民族自生宗敎)에서 살아 있는 신화의 흐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단군신화를 고고학적 유물이나, 역사기록에서 고증적으로 찾아내기보다는, 오히려 신화가 제시하는 메타포(metaphor : 은유)를 통하여 한국사상을 전승하고 세계 속에 확장시키는 일일 것이다. 여기에는 철학적인 접근방법도 모색해야 하고 인류문화사적 연구도 시도되어야 한다. 단군신화는 5천년 동안의 베일에 싸인 우리 민족의 부전(不傳)의 비밀이 아니고, 이제는 우리가 다시 풀어서 써야 할 우리 민족의 맨 처음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참고 문헌桓擅古記, 三國史記, 三國遺事開天經, 神壇實記단군 신화의 신연구(金載元, 탐구당 1976)한국사상의 探層硏究(宇石趙明基 外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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